안종범 "전부 대통령 지시"... 정호성 "건건이 지시받지 않아"
"단 하나도 스스로 판단하고 이행한 적 없어...모두 대통령이 지시했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증인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26일 미르 ·K스포츠재단의 설립 및 출연과 각종 이권에 개입한 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결정하고 지시하고 이행했다"고 밝혔다.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이날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열린 비공개 청문회에서 안 전 수석이 이같이 진술했다고 야당 간사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전했다. 박 의원은 또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하루 2~3시간씩 통화를 했다는 내용도 전달했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서 안 전 수석은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 중 본인이 판단하고 결정해서 이행한 적이 있느냐'는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단 하나도 스스로 판단하고 이행한 적이 없다. 모두 박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확언했다.
한편 정 전 비서관은 "비밀누설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지만, 건건이 박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앞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선 "그 전후로 박 대통령의 일정이 빡빡했는데 그 날만 유독 일정이 비어 있었다"며 "박 대통령은 매우 피곤한 상태였던 걸로 알고 있으며, 관저에 있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정 전 비서관이 그날 오후 2시가 지나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관저로 가서 박 대통령을 직접 봤다고 처음에 말했다가 나중에는 대면했는지 인터폰으로 대화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비서관은 또한 "(사건 당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TV에 '전원 구조'라고 나오길래 '큰 사고가 났는데 다 구조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점심을 먹었다"고 말했다고 박 의원이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렀다는 의혹에 대해 진술 초반에는 "직접 불렀다"고 답했다. 하지만 다시 "제 지시 하에 미용사를 부른 것으로 기억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갈 것이 예정돼 있어서 미리 부른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 말씀자료'가 측근인 최순실 씨에게 전달된 사실을 인정한 뒤 "최 씨가 의견을 말하고 밑줄을 치면서 수정했다"고도 밝혔다. 이어 '2015년에도 문건을 유출했느냐'는 질문에는 "조금 전달했다"고 답변했다. 이는 앞서 박 대통령의 해명과 달리,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지난해까지도 최 씨에게 청와대 문건이 건네졌음을 확인한 대목이다.
정 전 비서관은 아울러 "최 씨는 박 대통령이 신뢰하고 잘 아는 분이라 상의를 많이 했다"며 "공식적인 직함을 가진 분이 아니고 뒤에서 돕는 분이라, 김기춘 비서실장이나 우병우 민정수석에게 보고를 안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정 전 비서관은 현재 심경을 묻는 위원들의 질문에 "운명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출소한 뒤에 박 대통령이 퇴임을 해도 모실 것이냐'라는 질문에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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