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낭만닥터 김사부'에 열광하는가

부수정 기자

입력 2017.01.04 08:57  수정 2017.01.04 09:30

한석규·서현진·유연석 연기 호평

기본 원칙·소신 지키는 모습 호응

안방극장이 SBS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 열풍으로 물들고 있다.ⓒSBS

한석규·서현진·유연석 연기 호평
기본 원칙·소신 지키는 모습 호응


"낭만 빼면 시체지 내가."

안방극장이 SBS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 열풍으로 물들고 있다. 시청률 가뭄에 시달리는 요즘, 이 드라마는 시청률 20%대를 유지하며 순항 중이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괴짜 의사 김사부를 중심으로 의사들의 성장기를 그린 의학 드라마이다. 드라마를 이끄는 베테랑 한석규는 지난해 2016 SBS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원칙과 기본을 지키는 사회

한석규는 대상 수상 소감에서 드라마의 기획 의도를 짚었다.

"'가치가 죽고 아름다움이 천박해지지 않기를'. 시인 고은이 쓴 편지글 중에 있는 말이다. 이 시대에 죽어가는 소중한 가치들, 촌스럽고 고리타분하다고 치부되는, 그러나 실은 여전히 우리 모두 아련히 그리워하는 사람다운 것들에 대한 향수들. 이 드라마는 바로 그런 가치와 아름다움에 대한 드라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나는 지금 왜 이러고 살고 있는지. 길을 잃은 많은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기획 의도는 이 드라마의 색깔을 가장 잘 나타낸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갈림길에 설 때 지켜야만 하는 원칙과 기본을 알려주는 게 드라마의 미덕. 돌담병원의 김사부(한석규)와 강동주(유연석), 윤서정(서현진)은 원칙을 지키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다.

안방극장이 SBS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 열풍으로 물들고 있다.ⓒSBS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거대하고 냉정한 현실 앞에서 무너져 버리고, 타협하는 게 인간이다. 동주의 내레이션은 진정한 가치를 잃어버린 현실을 묘사한다. "사실 은폐의 시대, 진실은 왜곡되고 거짓말이 난무하는 시대. 근거 없는 소문과 넘쳐나는 '썰'들에 묻혀 본질은 뒷전이 되고 뭐가 진짜인지, 뭐가 가짜인지 구분조차 히기 힘든 그런 세상이 돼버렸다."

시청자들이 마주하는 현 시국도 그렇다. 국민을 감싸주고 보듬어줘야 하는 국가는 없다. 권력, 돈, 명예를 쥔 사람들은 잘못을 저질러도 사회의 법망을 쉽게 빠져나간다. 그들을 봐주고 있는 사람들은 소위 말하는 엘리트들이다. 겉으로는 '소신'과 '원칙'을 내세우지만 결국 권력에 눈에 먼다. 상처와 피해는 오롯이 평범한 사람들의 몫이다.

이렇다 보니 각자 위치에서 제 몫을 다하며 공정한 사회를 꿈꾸는 소시민들의 바람은 물거품이 된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환자에게 필요한 의사', '무조건 환자를 살려야 하는 의사' 등 의사의 직업관을 강조하며 가장 기본적인 것도 지켜지지 않은 사회에 일침을 가한다. '기본'을 지키는 건 당연한 일임을, '기본'을 잘 지켜야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사회를 일궈낼 수 있다고 드라마는 말한다.

그러면서 사람으로서 품어야 할 인간적인 가치를 끄집어내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반문하기도 한다. 부조리한 세상에 맞설 수 있게 깨끗하고 떳떳하게 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안방극장이 SBS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 열풍으로 물들고 있다.ⓒSBS

한석규·서현진·유연석 앙상블

'낭만닥터 김사부'를 더욱 낭만적으로 만든 건 배우들의 힘이다. 2년 만에 안방에 복귀한 한석규는 명불허전. 묵직한 존재감과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보노라면 감탄이 나온다.

그가 뱉은 대사는 매회 명대사가 된다. "진짜 복수 같은 걸 하고 싶다면 그들보다 나은 인간이 되거라. 분노 말고 실력으로 갚아줘. 네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정말로 이기고 싶으면 필요한 사람이 되면 돼. 남 탓 그만하고 네 실력으로", "내 구역에선 오로지 하나밖에 없어. 살린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린다" 등이 그렇다.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를 거쳐 나오는 대사 전달력은 단연 탁월하다. 귀에 쏙쏙 박히는 명대사 향연이다.

전작 '또 오해영'에서 로코퀸 반열에 오른 서현진은 이번에도 발군의 연기력을 뽐내는 중이다. 상처 깊은 윤서정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배우의 기본인 발음, 발성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없는 게 서현진의 강점. 좋은 목소리에서 나오는 내면의 연기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린다.

'응답하라 1994' 이후 이렇다 할 성공작을 내놓지 못한 유연석도 이번 드라마를 통해 매력을 드러냈다. 선배 서정을 향한 순애보는 여성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요소로 꼽힌다.

서정과 동주의 멜로 라인이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수준이 아닌 점도 칭찬할 만하다. 의드인지, 로맨스인지 착각할 만큼 로맨스에 치중한 의드가 배워야할 점이다. 진경, 임원희 등 조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드라마에 힘을 보탰다.

'낭만닥터 김사부'의 낭만론을 볼 기회는 딱 3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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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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