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보고서 논란에 김용익 "집필진 견해일 뿐"

문재인 전 대표와 비슷한 기조 보인 '개헌 보고서' 논란

민주연구원 "특정 후보를 위한 정책 개발할 입장 아냐"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작성한 개헌 보고서가 논란이 된 데 김용익 민주연구원장은 3일 "집필을 맡은 책임자 견해가 다소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지도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전 대표와 비슷한 기조 보인 '개헌 보고서' 논란
민주연구원 "특정 후보를 위한 정책 개발할 입장 아냐"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작성한 개헌 보고서가 논란이 된 데 김용익 민주연구원장은 3일 "집필을 맡은 책임자 견해가 다소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지도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도마 위에 오른 '개헌 논의 배경과 전략적 스탠스&더불어민주당의 선택' 보고서에는 민주당 내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대표를 사실상 당내 유력한 대선 후보로 규정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현 시점은 개헌 할 때가 아니다'라는 문 전 대표위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 많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같은 당 대선 후보인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벌써 대선 후보가 확정된 것처럼 편향된 전략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반발한 상태다.

"문재인과 친해서 아냐, 후보 5명에게 균등 지원한다"

민주연구원 측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 후보를 위한 정책을 개발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고의성을 부인했다. 해당 문건은 민주당 지도부와 문 전 대표뿐 아니라 당내 대선 후보로 꼽히는 김부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에게도 똑같이 전달됐기 때문에 편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친문(친 문재인)으로 분류되는 김 원장은 문 전 대표와 관계성 의혹에 대해 "원장이 된 이후부터 대선 경선을 하기까지 후보 다섯명을 균등지원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문 전 대표와 가깝다고들 생각하시는데 그건 제 자신이 엄격하게 공사 구분을 하고 있다. 연구원은 당의 기관이기 때문에 편파적으로 돼선 안 된다는 걸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행동을 각별히 조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전 대표에게 내용적으로 유리하게 작성된 문장들이 발견된다'는 평가에 대해선 "연구원 입장은 어느 한 후보의 유불리 입장에서 쓰인 게 아니고 그렇게 사고하지도 않는다"며 "다섯 명의 후보들이 어떻게 시너지를 발휘하고 잘 화합해서 당이 집권하게 하느냐는 문제를 다 정리한 것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문 후보와 다른 후보가 어떻다는 등의 말이 보고서에 있지만 전체적인 기조가 개헌이 정략적으로 이용되는 그런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쓴 것이다"라며 "너무 그런 것을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집필진 개인 견해 들어갈 수밖에...지도부는 참고만 할 것"

해당 보고서에는 현시점에서 개헌을 추진하는 것은 부정적이라는 의견이나 자료가 자주 등장한다. 또한 '개헌에 대한 야권의 반응' 부분에는 '문 전 대표는 이런 입장이다'라는 식의 내용이 필수적으로 반영돼 있었다.

개헌을 추진할 경우 경제 및 민생현안이 실종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54.8%로 조사됐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개헌에 대한 정치 , 전략적 스탠스'라는 항목에서는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국민적 요구를 담아 개헌논의에 대해서는 적극성을 보이되, 시기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갖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라고 서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이 보고서를 작성한 집필진의 평소 견해다. 그래서 보고서에 '공식의견이 아니고 연구진의 의견이 반영됐다'고 명시한 바 있다"며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당 지도부가 선택할 문제다. 보고서가 당 정책을 결정하는 것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집필진의 개인 의견이라 영향력이 적다는 식의 해명은 당내 뿐 아니라 당밖에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민주연구원 개헌관련 연구사업인 '개헌검토프로젝트'의 일환인 '제2편 개헌쟁점보고서'는 논란이 된 '제1편 정치·전략보고서'에 이어 1월 말 당 지도부와 당내 대선 주자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