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중도하차 '반사이익' 못 누린 안철수, 부족한 2%는?
황교안·안희정 '급상승' 안철수 '미미한 상승'
'중도의 애매함', '부족한 행정경험' 지적 우려
황교안·안희정 '급상승' 안철수 '미미한 상승'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독주체제가 점점 강화됨에 따라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 전 대표 측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갑작스러운 '중도 하차'로 인한 지지율 순위 '빅 3' 재진입을 기대했지만 '반사이익'이 미미한 수준에 그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6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31.2%로 독주 중인 가운데 급상승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3%,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2.4%, 안철수 전 대표가 10.9%로 뒤를 이었다.
안희정 지사의 순위 변화와 황교안 권한대행의 약진이 눈에 띈다. 안 지사는 5위였던 지난주 순위에서 무려 3계단 뛰어오르며 2위로 급부상했고 황 권한대행은 10%대 초반으로 지지율이 급등했다. 리얼미터는 두 후보의 지지율 변화에 대해 "안 지사는 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이) 급등했다. 황 권한대행은 "반 전 총장 지지 새누리당 지지층 대다수를 흡수했다"고 분석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도 8.5%에서 10.9%로 2.4%p 상승했다. 하지만 안 지사(6.2%p)와 황 권한대행(5.8%p)의 상승 폭이 워낙 커서 빛을 보지 못했다. 순위도 3위에서 4위로 오히려 한계단 내려앉았다.
사실 정치권은 반기문 전 총장의 '중도 하차'로 인한 '반사이익'을 안철수 전 대표가 누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반 전 총장이 여론조사 후보군에 처음 등장했을 때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층 중 제법 큰 비중이 반 전 총장의 지지층으로 분리됐을 뿐만 아니라, 야권 주자 중 가장 오른쪽에 위치해 사실상 여권 원톱이었던 반 전 총장의 지지층을 흡수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중도의 애매함', '부족한 행정경험' 지적
"진영별 후보 결정되면 구도적 3강, 그때부터가 진짜 경쟁" 주장도
그러나 현실은 오히려 한 계단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안 전 대표의 현실에 대해 △스탠스가 애매하고 △안정감을 주지 못한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난 2012년처럼) 정치 신인이었다면 상관 없었겠지만 이제는 스스로 보수인지 진보인지 자신의 색깔을 확실하게 드러내야 한다"면서 "이제는 애매모호한 스탠스는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반기문 전 총장 지지층 중 보수층은 황교안 권한대행에게로, 진보층은 안희정 지사에게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양쪽 어디로부터도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한 신 교수는 '불안감'을 안 전 대표의 약점이자 문제점으로 꼽았다. 제3당을 만들고 재선 지역구 의원이 되는 등 정치적으로 성과를 이뤘을지는 모르지만, 행정단체를 운영해본 적이 없다는 안 전 대표의 경력에 기인한 지적이다. 그는 "(반 전 총장의 지지층을 흡수할) 경쟁상대로 부상한 황교안 권한대행과 안희정 지사는 장관, 총리, 도지사 등 쟁쟁한 행정단체장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 특히 안 지사는 재선 도지사를 지낸 점이 안정감을 준다"라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 측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결국 안정감의 문제라고 본다"며 "여전히 유권자께서는 안 전 대표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계시고, 이 부분이 우리가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밝혔다.
반면 지금은 인물보다는 구도가 지지율을 결정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지지율에 큰 의미를 두기 보다는 '4차 산업 혁명'이나 '미래 먹거리' 등 정책에 집중해 컨텐츠를 키워야할 때라는 주장도 있다.
또 다른 안철수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안희정 지사와 황교안 대행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은 반기문 전 총장의 퇴장과 민주당 경선 바람으로 인한 것"이라며 "그 와중에 안철수 전 대표가 보수, 진보 양쪽 어디로부터도 대안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양쪽(보수, 진보 진영)의 선수들이 최종 결정되면 구도적으로 3강이 될 것이고 그때부터가 진짜 경쟁"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철수 전 대표는 지지율과 상관 없이 설 이후 본격화한 현장 대선행보에 박차를 가한다. 안 전 대표는 6일과 7일 양일간 창원 경남테크노파크, 부산 동아대 산학협력 현장, 울산 신고리 원전 등을 방문한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