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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이던 보수의 반격이 시작됐다


입력 2017.02.09 06:32 수정 2017.02.09 06:35        한장희 기자

야권 대선모드 진입에 틈새 공간 차지하며 반전 모색

"보수층, 촛불집회 '이석기 석방'등에 자리 박차고 나와"

9일 숨죽이던 보수진영이 반격을 시작한 모습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전국에서 불타올랐던 탄핵촛불집회가 주춤거리고 야권이 대선모드에 취해 벌어진 틈을 타고 보수진영이 촛불집회가 줄어든 자리를 차지하면서 이슈를 선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14일 서울시 종로구에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와 개신교 단체 주최로'9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숨죽이던 보수진영이 반격을 시작한 모습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전국에서 불타올랐던 탄핵 촛불집회의 열기가 한풀 꺾이고 야권이 조기대선 모드에 취해 있는 사이 약간의 틈이 생겼다. 보수진영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촛불집회가 잦아든 빈자리를 차지하면서 반전(反轉)의 모멘텀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먼저 친박계 새누리당 의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4일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에 그간 두문불출하던 친박계 의원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그간 줄곧 참가해온 친박 김진태 의원에 더해 '진박 감별사'를 자처했던 조원진, 국정역사교과서 지지자인 전희경 의원이 합류했다. 핵심 친박계 의원으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던 윤상현 의원도 가세했다.

윤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 대해 정당성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임을 내비쳤다. 윤 의원은 “태극기 집회는 동원이고, ‘관제데모’로 비하해서는 안 된다”며 “이를 비하하고 왜곡하면 우리 사회에 또 다른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며, 태극기 집회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수호하려는 애국시민들의 엄중한 민심의 궐기”라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윤 의원은 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태극기 민심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김문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8일 대구시 중구 덕산동 동아백화점 쇼핑점 앞에서 열린 국가안보정상화 촉구대회에 참석해 연단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김문수 비대위원 측 제공

새누리당 대선주자들도 탄핵집회 참가를 공식화했다.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4일에 이어 8일에도 대구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 참가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도 지난 4일 탄핵집회에 모습을 내비쳤다. 지난 6일 대선출마를 밝힌 원유철 의원도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석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회가 된다면 가볼 생각”이라고 가능성을 열어 뒀다.

집회를 이끌고 있는 단체들은 앞으로 집회 규모가 더 커질 것임을 내비쳤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정광용 중앙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촛불집회는 하향곡선을 걷고 있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집회 규모가 줄어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앞으로 더 많이 참가할 것이다. 머지 않아 500만명을 찍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 회장은 이어 “3월이 되면 날이 풀려 아기엄마와 연세 드신 분들도 걱정 없이 나올 수 있다”며 탄핵반대집회 더 커질 가능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탄핵안이 기각될 때까지 반대집회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탄핵은 속도보다 공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헌법재판소가 졸속으로 심판하면 거대한 국민적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전도 각오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촛불집회를 이끌던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대권행보로 대선놀음에 빠지면서 보수진영이 반격의 기회를 찾은 것”이라면서 “보수진영이 헌재 재판관들에게 촛불집회만이 국민의 여론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집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탄핵 반대집회 참가자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촛불집회에서 잘못된 선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박 대통령의 탄핵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국민들도 있지만, 촛불집회에서 이석기 석방 등을 요구하는 등 보수층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구호들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탄핵정국에서 조용히 있던 보수층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보진영 대권주자들이 박 대통령과 최순실 등 일부의 잘못을 보수진영 전체의 잘못인 냥 호도하고 있다”며 “이런 일반화의 오류에 대해 분개하는 보수층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장희 기자 (jhyk77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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