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대박' 기자회견서 처음 들어…상의 없었다"

소회 묻자 "NSC 밀도있게 진행 안돼…비선 때문으로 짐작"

"개성공단 유지하는게 맞다, 열어야 한다" 입장 밝히기도

박근혜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9일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대통령의) 말씀을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저도 처음으로 들었다"고 밝혔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소회 묻자 "NSC 밀도있게 진행 안돼…비선 때문으로 짐작"
"개성공단 유지하는게 맞다, 열어야 한다" 입장 밝히기도

박근혜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9일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대통령의) 말씀을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저도 처음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이 최순실 씨의 아이디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책을 소개를 받고 그 말씀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저도 말씀을 하시고 나서 들었다"면서 "그 말씀을 기자회견하는 자리에서 저도 처음으로 들었고, 그 후에도 한 번도 청와대에서 저한테 또는 통일부에 그 말씀이 어떤 취지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그와 상의 없이 '통일 대박'이라는 용어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거론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류 교수는 "우리 정부에서의 정책 결정 과정에는 여러 가지로 상당히 좀 공백이 좀 있었다"며 "외교·안보·통일·대북 정책 같은 경우에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논의한 다음에 결정을 하게 돼 있는데 그런 과정들이 좀 더 밀도 있게 진행이 안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복기해 보면 비선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뭔가 뚝딱 내려왔던 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게 짐작을 하는 것"이라며 "만약 제가 알았더라면 더욱더 집요하게 얘기를 하고 설득하려는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또한 류 교수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장관, 수석의 대면보고를 받지 않는다는 것. 이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당시에 인지를 했다"며 "기본적으로 그런 어떤 비선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장관이나 수석들과의 독대나 대면보고 자리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할 수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류 교수는 개성공단을 재가동해야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3년 4월 개성공단 가동 일시 중단 당시의 남북협상을 거론하면서 "굉장히 많은 일이 남북 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10년 동안 대한민국 역대 정부들이 유지를 해 왔다"며 "저는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류 교수는 "국제사회에다가도 우리의 통일에 대한 의지를 갖고 개성공단 문제를 얘기해야지 이것을 북한에 대한 안보적인 지렛대 또는 안보적인 압박수단으로 얘기하게 되면 우리는 통일에 대해 국제사회에다가도 얘기할 게 없다"며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아니지만 앞으로 우리가 논의를 할 때에는 좀 더 큰 틀에서 이 부분을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