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당론 결정 못내린 국민의당, '폭탄' 끌어안고 가나
김경진 "계속적으로 논의하겠다"
전문가 "한 발 빠른 대처해야…" 지적
김경진 "계속적으로 논의하겠다"
전문가 '한 발 빠른 대처해야…' 지적
국민의당이 21일 '사드 배치'에 대한 당론을 두고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의원들은 '계속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원론만을 확인했을 뿐이라, 이 문제가 향후 당내 분열의 '씨앗'으로 발전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인다.
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사드 배치'와 관련한 당론 재논의에 들어간지 100여 분 만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회의를 종료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결론적으로 계속적으로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독살 등 비이성적으로 행동할 우려가 증폭되고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 당론을 변경할 충분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의원들의 생각"이라며 "(당내) 대선주자들간에도 당론변경과 관련 확실한 의견 통일이 안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를 제외한 모든 참석자들이 다 발언했고 찬반은 대체로 팽팽했다. 김 의원은 "참석자들 대부분은 과연 변경한다 했을 때 그럴 만한 상황이 무르익었는지, 변경할 만한 분명한 변화가 있었는지와 관련해서는 '그것은 아니다'라는 대체적인 의견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특히 이번 회의를 통해 '사드 배치 당론'과 관련한 논란이 향후 당내 경선에서의 쟁점이 될 '폭탄'으로 발전할 조짐이 보인다. 당내 유력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는 최근 이 문제와 관련 '상황이 변하면 입장도 변할 수 있다'며 '사드 배치 반대' 철회를 언급했고, 후발주자인 천정배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당론 유지'를 고수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당내) 대선주자가 모이면 논의할 수 있다. 대선주자간 논의가 주요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선주자 선출과정 중 후보간 토론 과정에서 이 부분(사드 당론 문제)은 쟁점이 될 것"이라면서 '대권주자들에게 위임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주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의원들과 당 최고위원회의간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엉거주춤한 국민의당의 자세는 오히려 독이 된다'고 경고했다. '당론을 변경할만한 분명한 변화가 있었느냐'는 당내 일각의 현실 파악이 안이하다는 지적이다. 당내 대권주자들의 토론과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폭탄을 안고 가자는 것이냐'는 우려섞인 지적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김정남 암살이 국내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에 대한 국제적 제재가 강화될 것이고, 우리는 그 기조에 발맞추게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사드 문제가 곧 다시 국내에 공론화될텐데, 그때 가서 움직여서는 국민의당이 바라는 외연확장, 중도 우파의 지지를 받기엔 늦다"며 "안철수 전 대표가 한 발 빠르게 잘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빨리 결정지어야할 것을 결정 짓지 못하고 애매하게 미루는 것은 상처를 곪게 두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당론을 고수하던 뒤집던 빠르게 판단하고 민첩하게 움직여야지 이런 식으로 질질 끌어선 국민께 좋은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장고 끝에 악수가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는 그동안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권 정지' 상태였던 박선숙·김수민 의원이 참석했다. 김경진 대변인은 이들에 대해 "마무리는 안 됐지만 당원권 회복조치가 취해졌고 이것은 유효하다고 봐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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