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대연정', 안철수 '대통합' 외칠 때 문재인 '나홀로 반대'
문재인 "2017년 적폐 청산 기회 되찾는 해로 만들어야"
안희정 "한국당과 연정 가능", 안철수 "대통합 시대 기원"
야권의 유력 대권후보군 사이에서 키워드 전쟁이 한창이다. '적폐청산' '대연정' '대통합' 등 저마다 내세우는 주제들도 각기 다른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독주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적폐청산'과 함께 '촛불혁명'에 집중하는 반면, 뒤를 쫓는 같은당 소속의 안희정 충남지사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대통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재인 "적폐 청산의 기회를 2017년에는 되찬는 해로 만들어야"
문 전 대표는 지난 1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3·1 만세 시위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듯이 오늘의 촛불 혁명은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 새 정부 출범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승만 정부의 반민특위 강제 해산으로 잃었던 적폐 청산의 기회를 2017년에는 되찾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탄핵정국을 통해 드러난 '적폐'를 분명히 털어내야만 '정권교체'에 대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적폐청산'에 방점을 찍고 개혁을 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안 지사는 '대통합'을 강조한 행보를 펼쳤다. 안 지사는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지난 100년 역사 속에, 김구도, 이승만도, 박정희도, 김대중도, 노무현도 있다. 그들 모두가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지난 100년의 역사를 국민의 관점에서 자긍심을 갖고 받아들이는 게 대통합이고, 앞으로 100년을 국민이 함께 설계하는 것이 '시대 교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대통합'의 선결 과제로 자신이 주장하는 '대연정'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집권당'인 자유한국당과의 연정도 가능하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이는 문 전 대표가 거론한 '적폐청산' 대상으로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자유한국당과도 손을 맞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립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안희정 "한국당과의 연정도 가능"…안철수 "대통합 시대 열리길 기원"
안 전 대표도 3.1절 성명에서 "둘로 갈린 3·1절을 보면서 위대한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대통합의 시대가 열리길 기원한다"고 밝혀 '대통합'에 대한 키워드를 안 지사와 공유했다.
다만, 안 전 대표는 '선거 전 연대' 대신 국회선진화법 개정 등을 통한 ‘개혁연대’를 해법으로 제시해 안 지사와는 결이 다른 '대통합'을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전 대표는 최근 당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현재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이대로 있으면 자칫 또 양당제로 돌아가 버릴 위험성이 많다”며 “선거제도가 개편돼 다당제가 제도적으로 보장된다면 150석을 넘는 쪽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일종의 '개혁연대'가 훨씬 더 쉽게 가능하다”고 밝혔다.
안 지사 측이 선거 전에도 '대연정'을 외치는 반면에 안 전 대표는 '선거제도'의 변화를 통한 통합의 의미를 강조한 점에서 차이를 둘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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