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정운찬, 이번엔 바른정당으로 갈까?
4.13 총선 당시 민주당, 국민의당 러브콜 모두 '거절'
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지지…정운찬 '안갯속' 행보
4.13 총선 당시 민주당, 국민의당 러브콜 모두 '거절'
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지지…정운찬 '안갯속' 행보
비문(비 문재인) 진영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탈당계를 제출하고 대선 몸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각 당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 전 총리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바른정당 행(行)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보기엔 99% (바른정당에) 입당할 것 같다"며 확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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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입장에서는 '비문(비 문재인) 연대'와 '경제민주화' 고리 등으로 정 전 총리와 김 전 대표를 함께 흡수할 경우 대선판을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자당 소속 대선 후보가 있지만 영향력 낮아 사실상 당을 띄울 외부 인력이 필요한 상태다.
대선 출마를 시사한 정 전 총리 측은 바른정당 입당 등 구체적인 정치 행보에 대해선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이후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혀 기대감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 전 총리의 과거 행적을 바탕으로 보면, 바른정당 입당 가능성에 물음표가 찍힌다. 정 전 총리는 지난해 치러진 4.13 총선에서 출마설을 몰고 다니다 끝내 불출마 선언을 하기도 했으며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는 대선 후보였던 문 전 대표의 공약이 "동반성장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 2007년부터 대선주자로 거론된 정 전 총리는 지난 총선에서 김 전 대표가 비례대표 순번을 주기 위해 접촉한 바 있다. 김 전 대표 측근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당시 "유불리를 떠나 가치와 철학을 기준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능하면 정 전 총리와 같은 행선지로 가려고 한다"며 민주당 영입을 타진하기도 했지만 정 전 총리는 민주당 측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어 정 전 총리는 국민의당에서도 러브콜을 받았다. 총선에서 '충청권' 표를 얻기 위해 정 전 총리의 영입에 공을 들인 것이다. 정 전 총리는 당시 '서부벨트 복원'이라는 국민의당 총선 전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물임은 물론, 야권 판을 뒤흔들 '키맨'으로 떠올랐지만 결국 "지금의 정치 참여는 동반성장의 꿈을 버리는 일이 될 것 같다"며 현실정치 참여를 고사해 화제가 됐다.
이러한 가운데 조기대선을 앞두고 정 전 총리를 향한 구애는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진영을 가리지 않고 쏟아지고 있어 정 전 총리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 전 총리는 이날 대구 수성호텔에서 대구·경북 언론인 단체인 아시아포럼21이 마련한 정책토론회에서 "(바른정당과) 입당 얘기가 많이 오갔으나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충청권 여론이나 인물난을 의식해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충청도 배경과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은 뒤 "국민 대통합과 경제사정이 심각한 상황 속에서 출마를 결심했다.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다"고 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해선 "인용되든 기각되든 결과에 모두 승복해야 한다"며 "대선 후보로 나온 분들은 하루빨리 탄핵 결정에 승복한다는 뜻을 밝히고 국민 화합과 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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