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이번 WBC의 교훈을 되새기지 않는다면 또 다른 참사가 향후 반복되지 말란 법은 없다. ⓒ 연합뉴스
안방에서 2연패 수모를 당하며 일찌감치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김인식호가 대만과의 최종전을 끝으로 ‘2017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서울라운드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부분 국내파 선수들로 구성된 김인식호는 이번 WBC를 통해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과거 ‘삿포로 참사’, ‘도하 참사’, ‘타이중 참사’에 이은 ‘고척 참사’라는 새로운 흑역사를 써냈다.
어느 정도는 예상된 결과였다. 한국은 애초 대표팀 구성에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해외파들의 잇따른 불참으로 애를 먹었다.
류현진(LA 다저스)과 박병호(미네소타)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처음부터 뽑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 맏형 추신수(텍사스)는 소속팀의 만류로, 김현수(볼티모어)는 소속팀에 집중하기 위해 WBC 출전을 고사했다. 강정호(피츠버그)는 지난 겨울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결국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이들이 합류하지 못한 공백은 컸다. 예상치 못한 김태균과 이대호의 빈타는 추신수와 강정호가 생각나기에 충분했다. 좌익수 최형우의 부진도 같은 수비 포지션인 김현수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하지만 해외파 선수들의 잇따른 불참과, 시즌 전에 국제대회를 치를 수밖에 없었던 몸 상태 등은 모두 핑계에 불과하다. 만약 이번 대회 참사의 교훈을 되새기지 않고, 구단과, 선수, KBO의 각성이 없다면 또 다른 참사가 향후 반복되지 말란 법은 없다.
당장 앞으로가 더 문제다. 2018년 아시안게임이 1년 앞으로 다가왔고, 이후 2019년 프리미어 12, 2020년 도쿄올림픽, 2021년엔 다시 WBC 등 이제 매년 국제 대회가 열린다.
이번 WBC는 이대호-김태균-정근우-추신수로 이어지는 82년 황금세대가 나설 수 있었던 사실상 마지막 국제대회였다. 앞으로 이들에 버금가는 실력파 선수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계속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급 에이스가 나오지 않는 투수진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2021년 WBC에서까지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류현진과 김광현에게 의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이번 WBC를 통해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도 아니다. 허경민, 박건우, 김하성, 심창민 정도가 서울라운드에 나섰지만 아직 대표팀의 주축으로 올라서기에는 기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2015 프리미어 12에서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국제대회 경쟁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WBC에서는 2회 연속 1라운드도 통과 하지 못하며 충격을 안겨줬다. KBO리그에서 나름 실력파라고 자부하는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도전 역시 이제는 쉽지 않은 것이 한국 야구의 현실이다.
WBC에서의 졸전으로 한국 야구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다.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면 당장 내년 자카르타에서 또 다른 참사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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