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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세 고삐 조이는 국민의당, 의도는?


입력 2017.03.13 16:38 수정 2017.03.13 17:28        전형민 기자

민주당 대 국민의당, 문재인 대 국민의당 후보 구도

국민의당, 뒤져있는 상황에서 우물쭈물할 여유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국민의당의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공세가 거세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의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대 국민의당', 문재인대 국민의당 후보' 간 구도 정립 노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국민의당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당이 공세 수위를 올리는 배경에는 독주 중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경쟁구도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퇴거 후 연 첫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 당일 팽목항을 찾은 문재인 전 대표도 함께 비난했다.

조배숙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착각이 참 점입가경"이라고 비난했다. 조 의장은 "(문 전 대표가) 팽목항에 '고맙다'고 썼다. 날짜를 헷갈린 것은 경황이 없다고 치지만 뭐가 고맙다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혹시 잠재의식 속에 세월호의 희생을 통해 대통령이 되는 데 도움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희생자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은 들어도 고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앞서 지난 10일 문 전 대표는 팽목항을 방문하고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 2017. 4. 10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캠프 대변인인 박광온 의원이 이와 관련 "정치인으로서 참 아프면서도 고맙다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한 것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화려한 포장으로 망언을 가릴 수는 없다"며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과 핑계를 대는 정치인의 추한 모습은 이미 충분히 보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정청래 전 의원과 함께 출연하는 팟캐스트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산된 것'이라고 발언해 물의을 일으킨 손혜원 민주당 의원. 손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정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 전략공천 됐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전 대표 뿐만 아니라 당의 '입'인 대변인들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의결과 관련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갑론을박을 다시 끄집어낸 것이다.

발단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였다. 박 대표는 지난 11일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파면 선고에 대해 지난해 12월 9일 탄핵안 상정과 박영수 특검 추천 등 국민의당이 올바른 전략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 예비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김병준 총리 후보를 거부함으로써 황교안 총리대행 체제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자신이 주장한 '선총리 후탄핵' 전략을 거부했던 더불어민주당을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 정진우 부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참 부끄러웠던가 보다"라며 박지원 대표를 비난했다. 정 부대변인은 "그때 박 대표처럼 비박계가 기다려 달라고 해서 기다렸더라면 과연 12월9일에 제대로 통과시킬 수 있었겠느냐"며 "비박계가 기다려달라는 것은 어떻게 하든 시간을 벌면서 국면전환의 기회를 엿보려는 의도였다는 것은 왜 간파하지 못하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국민의당에서도 논평을 내고 대응에 나섰다. 같은날 국민의당 김형남 부대변인은 "민주당이 할 일이 없거나 많이 당황했나 보다"라며 정진우 부대변인의 논평을 평가절하했다. 김 부대변인은 "민주당은 선총리 후탄핵 요구를 거부하고, 탄핵 부결이 명백한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12월 2일 탄핵발의를 우기면서 헐리우드 액션을 취하다가 슬그머니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문재인 전 대표와 민주당은 적반하장 격으로 남의 당대표를 비방하는 철지난 책임회피성 논평이나 내기보다는 민주당의 전략부재와 패착을 인정하고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한 수위 국민의당의 조언을 잘 경청하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문재인 캠프 부본부장직을 맡았던 손혜원 의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박지원 대표는 13일 이와 관련 "잘못된 발언이기 때문에 책임지고 물러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민주당 사람들은 말을 좀 잘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여 '뼈 있는' 디스를 이어갔다.

정치권은 최근 국민의당의 '민주당 공세' 혹은 '민주당 공격의 적극적인 대응'에 대해 '오월동주(吳越同舟)의 종료'로 봤다. 탄핵소추안의 헌법재판소 심리 기간 동안 탄핵안 인용을 위해 서로 협력했지만, 박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된 상황에서는 '불편한 동거'를 끝내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는 것이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 등 지표에서 당 지지율 비교는 물론, 후보간 대결도 상당한 격차로 뒤지고 있는 점을 의식하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대결', '문재인과 국민의당 후보간 대결'로 구도를 설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탄핵은 이루어졌고, 대선은 이제 50여일 앞으로 닥쳤다. 우리가 뒤져있는 상황에서 우물쭈물할 여유는 없다"면서 "예상대로 정권에 책임이 없는 정당인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싸움이 됐다. 총력전을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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