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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절제' 오간 바른정당 자유토론, '경선 흥행' 돋우나?


입력 2017.03.21 17:05 수정 2017.03.21 17:12        손현진 기자

점잖게 비꼬고 자극하는 질문 vs 발끈 않고 차분히 반론 개진

치열한 맞토론으로 차별성 갖춘 데 호평…논제 다양화가 과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왼쪽)과 남경필 경기도 지사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2017대선 바른정당 후보자 경선토론'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바른정당 지지율이 낮은 이유로 유승민의 '배신자'란 낙인이 있습니다" (남경필)
"저는 소신을 지켰을 뿐입니다. 남 후보도 저를 배신자라고 생각하십니까?"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주자 TV토론이 주자 간에 얼굴을 맞대고 문답을 주고받는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대선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0일 첫 지상파 TV 토론회에서 상대에게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고, 말꼬리물기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등 긴박감 넘치는 토론을 벌였다. 반면 상대 주장이 설득력 있을 때는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고, 동시에 진의를 왜곡해 받아들일 때는 끝까지 이해시키려는 집요한 모습도 보여 흥미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 의원과 남 지사는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90분 동안 열린 '2017대선 바른정당 후보자 경선토론'에서 공통 질문과 자유 토론을 통해 대선주자로서 자질과 역량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공통질문에서 두 사람은 정치권 현안인 박근혜 전 대통령 검찰 조사, 대선 후보 단일화 범위와 조건, 국민 통합 등과 관련한 질문에 차분히 답변하면서 입장 차를 원론적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뒤이어 자유토론에 들어가면서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후보별로 20분 안에서 자유롭게 질문답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순서가 되자 두 사람은 작심한 듯 '센 발언'을 이어갔다. 먼저 주도권을 쥔 남 지사는 첫 질문에서 "자유한국당이 보수라고 생각해서 유 의원은 (보수 후보) 단일화를 하려 하나"라고 포문을 연 뒤 "한국당에 남아있는 분들과 함께 하면 되지 유 의원은 왜 한국당을 탈당했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유 의원은 "한국당 일부 세력은 보수 자격이 없지만 남 지사는 한국당을 100% 부정하고 있다"면서 "한국당 공천 받고 도지사까지 되셨으면 알지 않느냐. 한국당 안에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라고 되받아쳤다. 남 지사는 이에 멈추지 않고 "그럼 왜 (한국당) 탈당하셨느냐"라고 재차 따졌다. 그러자 유 의원은 "보수 후보 단일화의 뜻을 그렇게 이해를 못해주시면 답답하다"고 감성적 발언을 토해냈다.

남 지사는 유 의원을 향해 도발적인 질문도 던졌다. 남 지사는 "바른정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당의 대선 후보인 유승민에 대해서 '배신자'라는 낙인이 있다"며 유 의원에게 저조한 당 지지도 책임을 지운 뒤 "거기에 대해 배신자가 아니라는 말씀을 좀 듣고 싶다"라고 가시 돋힌 질문을 던졌다.

이에 유 의원은 "저는 한 분도 배신한 적 없고 소신을 지켜왔을 뿐이다.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을 재판한 것을 보면서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었다"라고 당당히 답한 뒤 "남 후보도 저를 배신자라고 생각하십니까"라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남 지사에게 물었다. 남 지사가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답하자 유 의원은 "그럼 됐습니다"라며 절제된 표현으 종지부를 찍었다.

두 사람은 또한 '유 의원과 김무성 의원 간 갈등설'을 비롯해 유 의원의 저출산 대책, 남 지사의 모병제 공약, 대통령제 개헌 방향 등을 놓고 격돌을 이어갔다. 도중에 점잖게 에둘러서 비꼬고 자극하는 질문들도 적지 않았지만 답변자는 발끈하지 않고 감정을 억누르며 차분한 어조로 반론을 전개해 토론의 격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정관용 교수는 자유토론이 끝난 뒤 "두 사람이 어쩜 그렇게 20분의 시간을 비슷하게 쓰면서 치열한 토론을 벌였느냐"고 치켜세웠다.

이날 바른정당 토론회는 같은 날 방송된 국민의당 토론회가 서로의 입장만 순서대로 말하는 '정견발표회' 같았다는 혹평을 받은 데 비해 뚜렷한 차별성이 있었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 19일 호남권에서 벌인 첫번째 토론회와 겹치는 내용이 많아 논제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바른정당은 21일 영남권(부산), 23일 충청권(대전), 25일 수도권(서울)에서 세 차례 더 정책토론회를 연다. 최종 후보는 28일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가려진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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