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합격점’ 류현진…남은 숙제 두 가지
밀워키와 시범경기 4이닝 무실점 호투
긴 이닝 소화와 부상 후유증 없어야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세 번째 모의고사에서도 합격점을 받으며 개막 엔트리 합류에 청신호를 밝혔다.
류현진은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밀워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올 시즌 시범경기서 정확하게 9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두 번째 등판서 내준 1실점 포함 평균자책점 1.00(종전 1.80)을 기록하게 됐다.
투구 수 관리도 매우 효율적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4이닝을 던지는 동안 41개의 공을 던져 1이닝당 투구수가 10개 정도로 경제적인 피칭을 이어나가게 됐다.
류현진은 2회까지 밀워키 타선을 퍼펙트로 처리했으며, 특히 KBO리그를 평정했던 에릭 테임즈와의 맞대결에서도 삼진을 잡아내는 등 의욕이 넘쳐흘렀다.
3회에는 첫 타자를 안타로 내보냈으나 후속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한데 이어 범타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변화구보다는 직구로 밀어붙여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류현진이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무척 의미 있는 경기라 할 수 있다. 류현진은 앞선 첫 등판에서 2이닝을 던졌고, 지난 17일 시카고 컵스전에서는 3이닝으로 늘렸다. 그리고 이번 밀워키전에서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주문에 따라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현재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 경쟁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클레이튼 커쇼를 비롯해 리치 힐, 마에가 겐타까지 3선발은 모두 완성된 상태다. 남은 두 자리는 브랜든 매카시와 알렉스 우드, 그리고 류현진이 확보하기 위해 시범경기서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시범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류현진의 개막전 엔트리 합류는 기정사실화다. 다저스는 이번 스프링캠프서 총 8명의 선발 투수들을 내보냈는데 이 가운데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는 류현진뿐이다.
경쟁자인 매카시는 4경기에 나와 13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 4.85를 기록 중이고, 우드는 11.1이닝(4경기)동안 평균자책점 3.18로 안정적이다. 누구를 선택해도 이상하지 않아 다저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다.
3명의 선수들이 각축을 벌인다면 지금의 몸 상태와 과거 경력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입단 후 2년 연속 14승을 거둔 류현진은 매카시, 우드보다 훌륭한 투수임에 분명하다.
관건은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지의 여부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등판할 때마다 1이닝씩을 늘려주고 있다. 다른 투수들이 벌써 5회 이상 던지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느린 페이스다. 그만큼 다저스는 류현진의 부상 재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으로 류현진은 시범경기에 두 차례 정도 더 등판할 예정이다. 남은 기간 숙제는 분명하다. 승리 투수 요건이 되는 5회 이상 던질 수 있는 체력과 2년간 괴롭혔던 부상이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류현진이 극적으로 개막엔트리에 합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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