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앞둔 '제2롯데월드', 주변 상인들과 갈등은 여전
장미상가조합 "매출 타격·공실 증가…상생방안 마련하라"
롯데측, "유통산업발전법 따라 전통시장만 지원, 지원 책입 없어"
“롯데월드타워 개점을 자축하기 위한 불꽃쇼를 한다며 35억을 허공에 날리는데 영세 상가 지원은 10원도 아깝단 말인가. 송파구청은 롯데몰 개장으로 인해 인근 상가들이 상권에 큰 위협을 받고 있는데도 어떠한 방안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이를 규탄하다.” (잠실 장미종합상가 사업협동조합)
오는 3일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는 국내 최고층(123층·높이 555m) '제2롯데월드타워’가 또 여전히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번에는 인근 상가 상인들이 상권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롯데 측에 상생방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롯데는 법적 지원 근거가 없다며 맞서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30일 잠실 장미종합상가 사업협동조합 300여명은 제2롯데월드타워 앞에 모여 ‘생존권 사수 투쟁 집회’를 열고 상생 방안을 촉구했다. 이들은 롯데와 송파구청을 향해 “생존권 사수하고, 억울함을 롯데에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롯데월드몰 개장으로 상권이 흔들리고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나갑두 잠실 장미종합상가 이사장은 “롯데월드몰 개장으로 인근 상가 공실률이 지속되는 등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데, 롯데그룹이나 송파구청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향후 폐업까지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어 구체적인 상생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미종합상가는 롯데월드몰과 5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어 롯데몰 개장으로 인한 매출하락, 상가 공실증가 등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조합 측의 주장이다. 특히 같은 이유로 인근 재래시장들은 상생협약지원금을 받았지만 장미상가는 제외되며 상인들의 원성이 높다.
송파구청에 따르면 롯데는 롯데월드몰과 가장 가까이 위치한 송파구 내 6개 전통시장에 상생협약지원금을 제공했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방이시장에는 70억원, 공동 물류창고 시설에는 7억원을 지원했다. 그 외 1km 거리 밖에 있는 재래시장(풍납시장, 새마을시장, 석촌시장, 마천시장)에도 각각 2억원씩 지원금을 지급했다.
장미종합상가는 1989년 준공된 매장면적 총 2만7690㎡ 규모로 현재 음식점·학원·도소매업점 등 570여개 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다. 지은지 39년이 넘은 낙후된 곳이지만 개설 당시 도·소매 시장으로 허가를 받았고, 현재 전통시장이 아닌 일반 상가로 분류돼 있다.
안수근 장미종합상가 관리소장은 “장미상가의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발전지원금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면서 “지난 1988년 준공된 건물로 지은 지 40년이 가까이 돼 인근 방이시장과 시설 면에서나 낙후도 면에서나 별반 차이가 없는데도 왜 이 같은 차별이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상생 기금을 제공할 곳은 ‘전통시장’만 해당하기 때문에 장미상가는 애초 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롯데 측 관계자는 “장미종합상가는 전통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지원할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잠실 6동의 장미 상가만 지원에서 제외된 게 아니라, 더 가까운 잠실 5동 상가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는 대규모 점포가 들어설 때 일대 전통시장·상점가 보존을 위한 협력 및 지원에 대해 각 지자체에서 조례를 정해 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롯데는 송파구 ‘유통기업상생발전 및 전통 상업 보존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전통시장‘에 대해서만 지원을 했다는 설명이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장미상가뿐 아니라 롯데월드몰과 인전한 인근 미성아파트 상가 등도 전통상가가 아니어서 애초 협의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인근 전통시장 상생지원금은 애초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협의에 의해 이뤄진만큼 장미상가가 지금에 와서 전통상가로 지정된다 한들 롯데 측이 추가로 협의할 의무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처럼 롯데월드타워 개장으로 인한 인근 상권 피해가 불가피한 가운데 뽀죡한 해법이 없는 이상 롯데와 인근 상인간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제로섬의 경제에서 한쪽 상권의 부가가치가 높아지면 다른 한쪽에서는 마이너스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보상을 하는게 해결책은 아닌만큼 충격을 줄이기 위해 롯데와 송파구청, 상인간의 삼자 협의 자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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