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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보수 단일화' 놓고 홍준표·유승민 티격태격…기싸움? 연막전?


입력 2017.04.02 11:40 수정 2017.04.02 21:36        문현구 기자

홍준표, 유승민 측에 '백기투항' 주문…'흡수통합' 태세

'기울어진 운동장' 구도 타파 위해 '보수 단일화' 불가피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자 선출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자로 선출된 홍준표 후보가 수락연설을 한 뒤 두팔들 들어올려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범보수 후보 단일화'를 놓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사이에 신경전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이런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도 앞으로 유의미한 성과가 도출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대선정국 주도권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하는 더불어민주당 주자들이 쥐고 있지만 '범보수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민주당 대선후보와 경쟁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당하다.

홍준표, 유승민 측에 '백기투항' 주문…'흡수통합' 태세

'후보 단일화'를 놓고 초반 흐름은 '기싸움'의 연속이다. 홍준표 후보는 유승민 후보에게 '힘을 합치자'는 메시지보다는 이른바 '백기투항'을 주문하는 분위기다.

홍 후보는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첫 행보로 지난 1일 현충원을 참배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수정당이 분열된 원인이 대통령 탄핵이었는데 대통령이 파면돼 구속됐으니 이제 그 원인이 없어졌다"며 "자연적으로 분가한 분들이 돌아오는 것이 통합의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후보는 유 후보를 겨냥해 "한 당인데 무슨 후보가 둘이냐. 조건을 거는 것은 옹졸하다. 조건 없이 돌아와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탄핵정국'에서 서로 갈라졌던 상황을 봉합해 다시 합당하는 모양새로 '범보수 후보 단일화'의 틀을 만들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원내 의석수 등을 고려할 때 덩치가 큰 한국당으로 '흡수통합'을 해야 한다는 요구를 밝힌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홍 후보가 자신감을 강하게 나타내자 유 후보를 비롯해 바른정당 측은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유 후보는 1일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당은 전혀 바뀐 게 없고, 그쪽 대선후보로 뽑힌 분은 출마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홍 후보의 제안을 일축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19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대회에 참석한 유승민 의원이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부인 오선혜 여사, 딸 유담 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도 "서로 논의할 만한 자리도 마련하지 않은 채 '항복하라' 식의 요구를 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뭉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현재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기울어진 운동장' 구도 타파 위해 '보수 단일화' 불가피

하지만 정치권은 결국 양당이 대선후보 간 회동 등을 통해 '범보수 후보 단일화'를 이룰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양당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파면 사태에 정치적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는 국민적 인식을 극복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평가되는 현재 대선정국 구도를 깨뜨리기 위해선 힘을 합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홍준표, 유승민 두 대선후보간 '기싸움'은 본뜻이 아니라 진의를 숨기기 위한 일종의 '연막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게다가 국민들 관심과 시선을 끌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 효과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바른정당과 합치는 문제에 앞서 '보수층 결집' 등 외연확장의 첫 단계로 '친박(친박근혜) 청산'에 대한 요구가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며 "바른정당 측도 그 점만 해결되면 언제든 힘을 합칠 뜻이 있다는 점을 전하고 있다.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양당 대선후보가 '싸움판'을 벌이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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