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 징크스’ 깬 문성민, MVP까지 겹경사
문성민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맛 본 우승
최태웅 감독도 역대 최연소 챔피언 사령탑
2016-17 V리그 챔피언은 현대캐피탈이었다.
현대캐피탈은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4-26 27-25 25-22 25-20)로 대한항공을 꺾고 통산 3번째 정상에 올랐다.
우승 트로피를 다시 손에 쥐기까지 10년이 걸렸다. 현대캐피탈은 2005-06시즌부터 2년 연속 챔피언 자리에 올랐지만 거기까지였다. 이 사이 삼성화재가 무려 7연패 위업을 달성했고, 신흥강호인 OK 저축은행이 지난 시즌까지 2연패를 거뒀다.
그러면서 현대캐피탈에는 2인자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붙었다. 2005년 시작된 V리그에서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횟수는 무려 6번으로 역사상 최다 기록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에도 OK 저축은행에 1승 3패로 밀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과거 외국인 선수 공격 일변도로 대표되는 일명 ‘몰빵 배구’를 선보였다면 최태웅 감독이 부임한 뒤에는 ‘스피드 배구’로 V리그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팀 컬러를 완전히 바꿔놓은 최태웅 감독은 부임 후 2시즌 만에 챔피언에 올랐고, 역대 최연소 우승 감독(41세)이라는 화려한 타이틀도 얻게 됐다.
MVP는 문성민이었다. 문성민은 이번 챔프전 5경기서 무려 125점을 대한항공 코트에 꽂아 넣으며 이견이 없는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양 팀 모두 1승씩 남겨둔 5차전은 그야말로 한 치 양보 없는 접전으로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1세트에서만 6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듀스 끝에 현대캐피탈을 높이로 찍어 눌렀다. 특히 문성민의 공격을 두 차례나 막아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23-24에서 센터 최석기의 속공으로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간 대한항공은 정지석이 문성민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하며 25-24 역전에 성공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현대캐피탈은 2세트를 잡은 뒤 승부처였던 3세트에서 승부를 띄웠다. 3세트 들어 높이가 살아난 현대캐피탈은 가스파리니의 연속 백어택을 막아냈고 문성민의 힘이 넘치는 후위 공격으로 세트를 끝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던 대한항공은 18-18 상황에서 신영수의 공격이 현대캐피탈 센터 최민호에 막힌 것이 결정적이었다. 기세를 살린 현대캐피탈은 발목 부상에도 코트를 지킨 외국인 선수 대니의 연속 퀵 오픈으로 달아났고, 24-20에서 신영석이 가스파리니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은 아쉽게 고배를 들고 말았다. 대한항공은 2010-11시즌 처음 챔프전에 진출한 뒤 3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고, 4년 만에 다시 정상에 노크했지만 현대캐피탈의 벽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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