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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트럼프-시진핑 회담 앞두고 미사일로 '존재감' 드러내기?


입력 2017.04.05 12:20 수정 2017.04.05 12:23        하윤아 기자

전문가 "핵무력 고도화 의지 드러내 협상 이끌어내려는 것"

한미당국 '북극성 2형' 추정…일각서 개량형 미사일 가능성 제기

2017년 2월 1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시험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노동신문 캡처.

전문가 "핵무력 고도화 의지 드러내 협상 이끌어내려는 것"
한미당국 '북극성 2형' 추정…일각서 개량형 미사일 가능성 제기


북한이 5일 올해 들어 네 번째로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오는 6~7일 미국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한미 군 당국은 이번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종류를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KN-15)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지난 2월 12일 북한이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북극성 2형 미사일을 처음으로 시험발사했던 때와 비교해 발사체의 비행거리가 현저히 줄어들어 사거리를 의도적으로 축소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2월 13일 북한 매체는 전날(12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하는 가운데 북극성 2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발사된 북극성 2형 미사일은 500여km를 비행해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한미 정보당국은 이를 'KN-15'로 명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새로운 종류의 개량형 미사일을 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북극성 2형 미사일의 완성도를 자랑하고 기술 확보를 과시했던 북한이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짧게 쏘았다고 보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발사는 마치 신형 미사일의 개발 초기에 데이터 수집 및 성능 확인을 위한 최초 비행 시험과 유사하다"며 "동해 해안가에서 바다 쪽으로 발사했다는 점과 고도 189km에 사거리 60km로 날아갔다는 점에서 북극성 2형의 개량형이거나 고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으로 가기 위한 개량버전의 최초 발사이자 초기 비행 시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 징후가 연이어 포착되는 등 고강도 도발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정상의 첫 만남이 예정되면서 북한이 도발을 통해 일종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2017년 3월 6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긴급현안보고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 의원이 관련 자료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중·저강도의 도발을 감행한 것은 정치적이고 전략적인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북한의 도발은 미중 정상회담을 겨냥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협상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핵무력을 계속 고도화하겠다는 점을 드러내 트럼프를 압박하고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미사일을 쏜 것이라면 기술적인 의미보다는 정치적인 의도가 크다고 본다"며 "미국과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중요 의제로 올려 다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만일 북한이 쏜 발사체가 새로운 형태의 미사일일 경우, 기술 개발이라는 맥락 속에서 시험발사를 한 것이라는 데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은 시험발사의 시점을 정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고려요소가 됐을 뿐이라는 얘기다.

한편, 현재 군 당국은 이날 발사된 미사일의 성공 또는 실패 여부에 대해 추가적인 분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번 발사를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총 네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지속적으로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지난 2월 12일 북극성 2형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선 이후, 지난달에만 6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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