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처럼 無대본 '자유토론' 도입…모든 후보들 "원하던 바다"
1·3차 토론회 때 발언시간총량만 지정
역량 심층 검증과 토론회 몰입감 제고 효과
미국 대선 토론처럼 대본이 없이 서서 진행하는 토론회가 도입됐다. 다만 시간총량만 지정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게 됐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지난 7일 총 3회의 대선후보 TV토론회 중 1차(정치분야)와 3차(사회분야)토론회를 발언시간 총량만 지정하는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보자 5인을 기준으로 자유토론 발언시간을 18분씩 제공하고 주어진 발언시간 내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다른 후보자와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도록 토론 방식을 변경했다.
기조연설을 생략하고 후보자들도 서서 토론하도록 했다. 토론회의 긴장감과 역동성을 살린다는 취지다. 후보자가 카메라를 향해 앉아있는 토론 방식을 스탠딩 방식으로 바꿔 다양한 역량 검증과 토론회 몰입감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18대 대선 토론회는 후보자 간 질문·답변 시간이 1~3분 정도로 제한돼 후보가 공약·견해를 밝힐 시간이 부족하고 유권자도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있었다.
다만, 2차 토론회(경제 분야)는 1·3차 토론회와 달리 한 후보자의 정책발표 후 나머지 후보자와 1대1로 질문·답변하는 정책검증 토론이다. 이때는 후보자들도 자리에 앉아서 진행한다.
각 당 후보 측은 일제히 환영하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8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 권혁기 부대변인은 “문 후보가 선호하는 방식이다. 틀에 박힌 토론회를 하다보면 흐름이 끊어지기 때문에 무대본 자유토론이 좋다”며 “어차피 정책콘텐츠가 준비된 사람은 질문이 예리하게 들어와도 자기가 할 발언과 메시지가 담길 수 있어 유리한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썰전’식으로 얼굴을 맞대며 토론을 펼치는 게 문 후보에게 맞다. 두 번째 도전인 만큼 정책콘텐츠가 잘 준비됐다”며 “홍준표 후보가 TV토론회에서도 의혹제기를 할 수는 있지만, 막말할 수 있겠냐. 결국에는 정책토론으로 이어진다면 준비되지 않은 후보가 들어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10분이면 문 후보를 제압 할 수 있다'고 호언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홍 후보는 이날 안양 중앙시장을 돌아본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후보들 중)머릿속에 든 건 내가 제일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보간 자료 없이 자기 머리로 붙어보자. 묻고 대답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문일답식으로 해야 하는데, 우리 토론문화는 일방적으로 묻고 답하게 해 지루하다”며 “정말 저 사람이 나라를 책임질 자질과 능력이 있나 검증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캠프 이용주 미래기획본부장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본부장은 “환영하는 바다. 이는 후보자의 의무로, 자신이 있고 없고를 떠나 국민에 대한 의무로 하는 것”이라면서 “후보들이 자질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국민들에게 보여서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를 알게끔 해서 선택받아야 한다.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같은 캠프 이승훈 법률특보도 “안 후보는 누가 써준 것만 읽는 토론회가 아닌 국민의 미래라던가 이런 것을 스스럼없이 토론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며 “선관위 발표를 환영한다”고 답했다.
당내 경선 당시 후보자들의 정책비전을 국민정책검증단을 통해 선택받았던 바른정당은 자신들의 경선 방식이 TV토론회에 적용됐다고 크게 환영했다.
유승민 후보 캠프 지상욱 대변인은 “예전 방식은 들고 나가서 읽고 나오는 방식이었는데, 비전과 철학이 나올 수 있는 토론방식”이라며 “이런 방식을 우리당이 처음 도입했는데 상당한 반향이 있었고, 이를 반영한 것 같은데 우리가 바라는 바다”고 환영했다.
지 대변인은 이어 “유 후보야 안보면 안보, 경제면 경제, 복지면 복지, 정말 해박한 지식과 실제 경험, 철학 모든 삼박자가 갖춰졌기 때문에 다른 후보처럼 밤새고 벼락치기 할 필요가 없다”며 “평소에 공부한 거 가지고 컨디션만 잘 조절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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