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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낸드 경쟁력 강화 '박차'...수직상승 노린다


입력 2017.04.10 15:27 수정 2017.04.10 16:11        이홍석 기자

업계 최초 72단 3D 낸드 개발로 기술력 입증...하반기 양산

수요 급증 속 치열한 경쟁 예고된 시장서 경쟁력 확보에 전력

SK하이닉스의 4세대 72단 낸드플래시 개발을 주도한 직원들이 웨이퍼와 칩, 개발 중인 1테라바이트(T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들어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
업계 최초 72단 3D 낸드 개발로 기술력 입증...하반기 양산
수요 급증 속 치열한 경쟁 예고된 시장서 경쟁력 확보에 전력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4세대 72단 3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하면서 상대적으로 뒤쳐졌던 시장에서의 경쟁력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에 뛰어들어 승부수를 던진 데 이은 행보여서 더욱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4세대 72단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올 하반기부터 트리플레벨셀(TLC·Triple Level Cell)을 적용한 256기가비트(Gb) 3D(3차원)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에 성공한 제품은 현재 양산 중인 3세대 48단 3D 낸드보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을 1.5배 더 쌓아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 데이터 저장 방식으로 셀 하나에 3비트를 저장하는 TLC를 적용, 고용량 구현과 함께 생산원가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 못지않은 낸드플래시 기술력 입증한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4세대 64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했으며 현재 5세대 96단 제품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72단이 64단에 비해 단수는 높지만 같은 4세대 제품으로 디자인 측면의 요소가 반영된 만큼 큰 차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72단 제품 개발 성공으로 삼성전자 못지않은 기술력을 입증한 것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3D 낸드플래시는 적층수 증가에 따라 공정난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72단 256Gb 3D 낸드플래시는 72층 빌딩 약 40억 개를 10원짜리 동전 면적에 구현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72단 제품 개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보다 중요한 것은 양산으로 보고 있다. 생산원가 효율성이 큰 제품을 높은 수율로 양산해 내는 것이 제품 개발보다 더 큰 과제라는 것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4세대 제품 기준 양산 시점은 삼성전자보다 1년 정도 늦게 되지만 급증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수요를 감안하면 충분히 시장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수요 업체 입장에서도 공급 안정성을 꾀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더블 벤더(업체) 확보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6-2018 전 세계 3D 낸드플래시 비중(자료:가트너)ⓒSK하이닉스
수요 급증하는 낸드 시장 잡기 위한 광폭 행보 빨라져
D램과 함께 메모리반도체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와 USB 등 저장장치에 많이 활용돼 왔으며 최근 들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수직으로 쌓아 집적도를 높이는 3D 낸드의 경우, 평면으로 배치하는 2D에 비해 같은 설계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저장용량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점에 수요 증가세가 더 클 전망이다.

이로 인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중심축이 D램에서 낸드플래시로 이동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오는 2019년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이 442억63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해 D램(431억1800만달러)을 추월할 전망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D램에 비해 낸드플래시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해 고민거리가 돼 왔다.

IHS마킷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9.6%의 점유율로 삼성전자·도시바(일본)·웨스턴디지털·마이크론(이상 미국) 등에 이은 5위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D램 시장에서 26.3%의 점유율로 삼성전자(46.3%)에 이어 2위인 것과는 비교된다.

SK하이닉스가 올해 3세대 48단 제품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하반기 4세대 72단 제품 양산에 들어가는 것도 향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시장에 대비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도시바 반도체사업부문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이러한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에 대한 고민과 맥이 닿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로서는 수요 급증 속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올 하반기 72단 제품의 원활한 양산 여부가 경쟁력 향상 여부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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