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말 안 듣는 슬라이더…100마일 로젠탈 회복세
2경기 연속 홈런 맞고 3경기 연속 실점
슬라이더 날카로움 떨어져 거푸 장타 허용
‘끝판왕’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개막전 포함 3경기 연속 실점하며 흔들리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부진에 세인트루이스 매서니 감독도 고개를 갸웃한다.
오승환은 12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 파크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구원 등판, 1이닝 2피안타 1실점했다. 3-7 뒤진 8회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경기 연속 실점이다. 평균자책점은 12.27. 볼넷은 내주지 않았지만 탈삼진도 없었다. 9이닝당 탈삼진 11.64를 기록했던 오승환이다. 묵직한 돌직구로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했던 오승환이 2경기 연속 탈삼진이 없다는 것도 의아하다. 오히려 2경기 연속 홈런을 맞고 있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으로 오는 겨울 대형 FA 계약을 꿈꾸던 오승환은 예상 밖으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 시즌 79.2이닝 103탈삼진 5피홈런을 기록한 오승환은 이번 시즌 3.2이닝 만에 홈런을 맞고 5실점 중이다.
날카로움이 떨어진 슬라이더의 구속과 제구도 부진의 원인 중 하나다.
이날도 공 5개로 이튼과 디포를 처리한 오승환은 유리한 볼카운트인 1B2S에서 154km의 강속구를 던졌지만 하퍼에게 2루타를 맞았다. 2사 2루 상황에서는 대니얼 머피에게 슬라이더를 뿌리고 2루타를 내주고 실점했다. 구속은 나쁘지 않았지만 가운데로 몰린 탓이다.
빠른 공의 위력은 여전하지만 슬라이더가 불안하다.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일 시카고 컵스전에서도 오승환은 시속 135km짜리 슬라이더를 던지다 콘트라레스에게 3점 홈런을 내줬다.
오승환은 지난 10일에도 9회초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등판했지만 1B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조이 보토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지난해 오승환의 위력을 더하게 했던 슬라이더가 현재까지는 말을 듣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승환의 부진이 장기화 된다면 돌아온 트레버 로젠탈이 다시 뒷문을 지킬 수 있다. 지난 시즌 초반 부진과 부상 등으로 마무리 보직을 오승환에게 내줬지만, 2014년 45세이브-2015년 48세이브를 기록한 내셔널리그 최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했던 투수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투수로의 전환을 모색했지만 실패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지난 11일 워싱턴전에서는 1이닝 동안 100마일(시속 161km)의 광속구를 뿌리며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승환의 부진이 깊어진다면 매서니 감독도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세인트루이스의 자랑이었던 불펜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케빈 시그리스트, 조나단 브록스턴, 브렉 세실, 오승환까지 모두 홈런을 허용,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매서니 감독도 “불펜의 수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상황이다. 당장 오승환의 보직 변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상태라면 충분히 뒤바뀔 수 있다. 슬라이더 위력 회복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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