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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보수-진보 아닌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


입력 2017.04.23 17:55 수정 2017.04.23 18:14        광화문 =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현장>'진보vs보수 프레임' 깨며 '수구vs미래 프레임' 제시

정치권 "광범위하지만 옅은 지지층 의식한 '통합' 행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광화문 미래선언 행사에서 참석한 시민들에게 두 손 들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보에 묻겠습니다. 왜 진보는 안보에 대해 신뢰를 주지 못합니까? 보수에 묻겠습니다. 보수는 왜 이렇게 부패했습니까? 저 안철수, 보수의 대통령, 진보의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23일 이번 대통령 선거를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아닌 '수구세력과 미래세력의 대결'임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진보와 보수는 물론 다른 후보들을 싸잡아 '모두까기'하며 "저 안철수, 보수의 대통령, 진보의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정치권은 기존의 보수-진보 프레임을 깨고 제3당을 창당한 자신의 이력을 강조하고 보수와 진보가 혼재돼있는 자신의 지지층 단속과 동시에, 무당·유동·중도층에 '미래', '새정치' 등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통합'을 강조하는 것으로 봤다. 실제로 안 후보는 최근 두 차례 TK, PK 지방 유세에서도 유독 '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광화문 미래선언 행사에서 시민과 함께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연설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가진 유세에서 "이제는 낡고 수구적인 보수-진보와 헤어질 때"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안 후보는 먼저 "진보는 왜 북한에 쩔쩔 맵니까? 왜 중국에 당당하지 못합니까? 왜 생각이 다른 사람은 다 악으로 봅니까? 왜 자기 편이 아니면 다 적으로 보는 것입니까?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문자폭탄과 전화폭탄을 날리는 것이 진보의 가치입니까?"라며 성토했다.

이어 보수에도 "보수는 왜 미국과 일본에 쩔쩔매기만 합니까? 왜 북한과 대화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까? 왜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돌립니까? 시대착오적인 블랙리스트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탄압하는 것이 보수의 가치입니까?"라며 "이것은 진보가 아니라 수구세력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각 후보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안 후보는 "문재인 후보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겠다고 하십니다. 홍준표 후보가 서민 대통령 되겠다고 하십니다. 유승민 후보가 보수의 새 희망이 되겠다고 하십니다. 심상정 후보가 노동이 당당한 나라 만들자고 하십니다"라며 "다 좋고 수용할 만한 가치입니다. 그런데 왜 진작 그렇게 하지 않았냐고 묻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특히 문재인·홍준표·유승민 후보는 전임 정권의 실세였고 집권당이나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전문가적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전문가와 토론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현장에서 토론하고 결론을 내리는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역사상 가장 많이 토론해서 의사 결정한 대통령, 역사상 기자회견, 국민께 보고를 가장 많이 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역설했다.

'진보vs보수 프레임' 깨며 '수구vs미래 프레임' 제시
정치권 "광범위하지만 옅은 지지층 의식한 '통합' 행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광화문 미래선언 행사에서 선거운동원의 유세율동을 따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지지자가 23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유세장에서 '누굽니까!' 판넬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한편 이날 광화문 유세는 후보가 오기전까지 정치인이나 유명인이 바람을 잡고 후보는 와서 할 말만 하고 떠나는 기존의 유세와는 달리 정책제안자, 청년 등이 먼저 말하고 안 후보가 이에 화답하는 토크쇼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 선대위는 이 같은 유세 방식을 "문화 축제(Culture)와 정책 대화(Conversation)가 합쳐진 컬버세이션(Culversation)"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안 후보는 현장 도착 후 50여 분을 정책제안자, 청년사업가, 청년 래퍼 등의 이야기를 듣고 캠프 응원가인 고(故) 신해철씨의 '그대에게'에 맞춰 참석자들과 율동을 함께하며 시간을 보냈다.

오후 1시반부터 시작된 사전 공연부터 3시 40분께 유세가 종료될 때까지 세종문화회관 주변은 대학 축제와 같은 분위기였다. 당에서 제공한 녹색 막대풍선을 받아든 시민들은 익숙한 응원가인 '그대에게'를 따라부르며 축제를 즐겼다. 광화문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이 흥미로운 눈빛으로 행사에 대해 묻는 모습도 보였다.

유세가 진행되는 동안 유세차 주변에는 안철수 후보가 두 손을 불끈 쥔 사진에서 안 후보를 오려낸 일명 '누굽니까!' 포토판넬이 등장하기도 했다. 오가던 시민들은 '누굽니까!' 판넬에 호기심을 보이며 기념촬영을 했다.

이날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근처는 주최측 추산 3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세종문화회관 계단은 발 디딜틈 없이 가득 찼고 인근 보도에서도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안 후보의 유세를 지켜봤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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