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긴급의총 5시간, 무슨 얘기 오갔나?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3당 반문 연대' 제기돼
유 후보 측 "반대의사 밝혔다" 반발...성사 여부는 미지수
"무모한 싸움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한다. 중요한 시점에 칼 끝을 거두는 것도 필요하다"
24일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한 바른정당 의원들은 '대선 완주' 결심을 굳힌 유승민 대선 후보를 향해 '전략적 단일화'를 당의 돌파구로 제시했다. 의원들은 불안정한 당의 상황을 고려해 "이젠 바른정당만의 정치 지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5시간 동안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당안팎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필요성이 주로 언급됐으나 이날 의총에선 진보 진영의 대선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를 막을 '반문(反文) 연대'로 논의가 특정됐다. 구체적으로는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과의 3당 연대다.
하지만 그동안 유 후보는 자유한국당을 상대로 '친박(친 박근혜) 청산'을 연대 조건으로 내걸었으나 이뤄지지 않자 단일화 논의를 접은 바 있고, 국민의당의 경우엔 '안보'에서 입장 차가 존재해 단일화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유 후보는 이날 의총에서도 3당 연대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태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보수 지지층이 한결같이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며 "그렇다면 우리가 3당 후보 단일화에 대해 오늘 토론을 통해서 결론을 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33명 의원 중 그 누구도 개별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문표 의원 또한 "정의당 6명(의원 수)보다 못한 바른정당 33명이 살아남는다는 건 안이한 생각"이라고 지적한 뒤 "(보수 후보가) 각자 5~10%를 얻는다면 보수의 씨앗을 스스로 짓밟고 말살하는 것이다. 문재인을 잡으려면 초석이라도 지금 만들어야지 끝나고 뭐 한다는 건 안이한 이야기"라고 단일화 필요성을 적극 강조했다.
홍일표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단일화 논의 방향'에 대해 "반문(연대 쪽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답변했고 유의동 의원은 "후보 사퇴는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면서 "단일화를 해서 우리가 돌파구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성중 의원은 "지금까지는 유 후보 캠프 측 이야기만 들었는데 (당내 의원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제 느낌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유 후보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평소 모든 사태를 안이하거나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은 아니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바닥 (민심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느낀다"고 긍정적으로 분석했지만 의총에서 단일화가 본격 논의된만큼 유 후보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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