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세월호’ 보도, ‘블랙아웃’ 기간 최대 변수될까
한국당·국민의당, 민주당의 언론관 비난…공세 수위차
전문가 "한국당보다는 국민의당 문제제기가 영향력 더 커"
지난 2일 SBS ‘세월호’ 보도가 제19대 대통령선거 막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여론조사결과 공표금지기간인 이른바 ‘블랙아웃’ 기간을 앞두고 보도돼 대선에 미칠 여파가 가늠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일 SBS는 ‘8시뉴스’를 통해 ‘차기 정권과 거래?…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조사’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보도의 내용은 해양수산부 한 공무원이 ‘해수부가 정권 창출 전 세월호를 인양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유리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문 후보가 약속한 2차관 신설, 해양경찰 편입 등 부처 숙원을 이루려 했다’는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 항의했고, SBS는 홈페이지 등에서 기사를 삭제한 데 이어 3일 ‘8시뉴스’를 통해 5분30초를 할애해 사과방송을 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의 언론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국당은 더 나아가 보도된 내용의 사실유무에 대해 진실규명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당·국민의당, 민주당의 언론관 비난…공세수위에는 온도차
이를 두고 4일 한국당과 국민의당을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두 당은 공세 수위에 온도차를 보였다.
총공세에 나선 곳은 한국당이다. 홍준표 대통령 후보와 당 전체가 전면전에 나설 것임을 표했다.
홍 후보는 이날 경북 안동시를 찾은 자리에서 “SBS 뉴스가 진짜뉴스를 방영해놓고도 문 후보측에서 반발하니 (SBS)보도본부장이 나와서 6분 동안 가짜뉴스였다고 방송했다”며 “(권력에 눈치보는) 이런 작태를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SBS의 이런 일이 일어난 것 배경에 “SBS가 지금 상속문제가 있는데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 같아 겁먹고 번복한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SBS가 정상적으로 상속과정을 거치는지 자세히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우택 상임중앙선대위원장은 “문 후보 측에서 해수부 2차관을 만들고 조직을 키워준다는 조건으로 세월호 인양 시점을 고의로 늦췄다는 SBS 의혹보도 사건은 반드시 진실이 규명되어야 할 패륜적 행태이며 정치적 공작”이라고 비난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세월호 사건을 문 후보 측이 본인의 대선에 유리하게 이용하려고 고의로 인양을 지연시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국민 기만적 행위”라며 “의혹을 보도한 방송사를 겁박해 즉각 해당 기사를 삭제하고, 사과를 받아 낸 것은 언론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짓밟는 민주주의 탄압”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정 위원장에 이어 황우여·이인제·신상진·정진석 선대위원장과 박대출 공보단장, 민경욱 미디어 본부장 등 회의에 참석한 주요 당직자들은 SBS의 보도에 문제가 없었음에도, 민주당 측의 강력한 항의로 기사가 삭제된 것과 사과까지 하게 된 경우에 대해 문제를 삼고 문 후보 캠프의 언론관에 대해서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한국당 지도부와 선대위 위원장들은 SBS를 찾아 항의 방문했고, 검찰고발 등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사실규명 요구와 문 후보 측의 언론관에 대해 규탄했지만 한국당에 비해 소극적인 움직임이다.
손금주 국민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SBS가 황금뉴스시간대에 5분30초라는 긴 시간을 할애해 세월호 지연 의혹 보도에 대한 사과방송을 했다”며 “문 후보의 힘이 세긴 센가보다. SBS는 이것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해당 기사의 보도경위와 이후 후속과정에 대해 상세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변인은 이어 “문 후보 측의 대응 역시 문 후보가 집권하면 안 되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줬다”며 “이번 대선은 민주당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루는 선거이지만 여전히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백기투항을 받는 행태에 말문이 막힌다”고 힐난했다.
그는 특히 “문 후보 측은 검찰고발 운운하면서 언론과 상대 당을 압박하는 것도 모자라, 댓글 다는 일반 국민까지 검찰고발을 운운하고 있다”고 꼬집어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국민의당이 이번 의혹에 대한 사실규명 의지가 크다면 대선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며 “한국당의 경우 세월호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 않지만 국민의당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