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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 원내사령탑 쟁탈전 우원식 vs 홍영표...관건은 ‘통합력’


입력 2017.05.11 15:01 수정 2017.05.11 15:11        이슬기 기자

제1조건은 '협상력' 을지로위원장 vs 환노위원장 대결구도...오는 16일 경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왼쪽 일곱번째)를 비롯한 원내대표단이 11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선 승리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9년여 만에 집권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6일 신임 원내 사령탑 선출을 앞두고,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인수위원회가 없는 상태에서 정부 조직 개편 작업을 주도할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개혁입법 작업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발휘해 청와대와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역할이 무겁다. 이번 원내대표의 제1 조건으로 ‘통합형 리더'가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단 당내에선 ‘을지로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역임한 우원식 의원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홍영표 의원이 유력 주자로 회자된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우 의원의 경우 당내 민생대책기구인 '을지로위원회'를 꾸준히 이끌어오면서 개혁성과 '뚝심'을 인정받았고, 소속 의원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이자 범주류로 분류되는 우 의원은 그간 당 민생대책기구인 을지로위원회를 이끌며 민생 문제와 현장의 목소리에 정통한 인물로 손꼽힌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개혁입법을 성사시켰고 여론의 호평이 이어지는 등 뚝심을 인정받았다. 이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민생’, ‘일자리 창출’이라는 가치와도 일치한다는 평이다.

다만 기업 및 보수 정당에 맞서 일용직 노동자와 중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는 점에서 ‘강성’ 이미지도 뚜렷하다. 문재인 정부가 개혁 입법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과의 합의가 불가피한 만큼, 우 의원이 어떤 방식으로 야당을 설득해 협상을 이룰지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5일 국회 대표실에서 전날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고용노동부 예비비 승인건과 관련한 표결 처리에 대해 입장을 밝히며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을지로 우원식'이냐 '노동위원장 홍영표'냐...강성 이미지도 비슷

홍 의원은 노동운동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환노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특히 가습기 살균제 문제 당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우 의원 못지않게 강성 이미지도 지녔다. 특히 친문(친 문재인)그룹 핵심 인물로도 꼽힌다는 점은 최대 강점이자 약점으로 회자된다.

무엇보다 청와대와 정당 간 관계를 원활하게 풀어나갈 적임자라는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홍 의원의 선거를 돕고 있는 친문계 인사들도 이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문재인 정권 하에 청와대와 당 원내 사령탑 모두 친문 그룹이 접수하게 된다는 점은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칫 집권당이 건전한 대정부 견제 기능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써는 원내대표 경선 ‘재수생’인 우 의원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홍 의원 부지런히 의원들과 접촉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어 우위를 가늠하긴 쉽지 않다. 게다가 이들 성향이나 노선 사이의 큰 차이가 없는 만큼, 내부 표심은 후보들과의 인간적인 관계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계파색이 옅은 당내 한 초선 의원은 “일단 지금 여론은 우 의원이 조금더 앞서는 것 같은데, 홍 의원이 또 짧은 시간 안에 굉장히 저돌적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는 것 같더라”며 “두 사람 다 개혁적이고 강성이라는 평이라서 노선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의원들이 인간적인 관계를 많이 고려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홍 의원이 친문계라는 부분은 분명 부담이 될 수 있는데, 그쪽을 돕는 사람들은 오히려 청와대와의 관계를 스무스하게 잘 풀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며 “우 의원도 친문계와 관계가 나쁘지 않고, 야당과의 협상이나 정무적 판단 부분에서도 뒤지진 않을 것 같다. ‘을지로 우원식이냐, 노동위원장 홍영표’냐 라는 인간적 고민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자 등록일인 11일 첫 번째로 기자 회견을 열고 ‘협상에 단련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을지로위원회에서 이끌어낸 상생협약 하나하나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와 사측, 유통재벌과 골목상권 간 이해관계를 전략적으로 조정하고 합의하지 않고서는 아예 불가능한 업무”라며 “대통령 탄핵으로 대선을 치르면서 정당 간 갈등이 여전한 4당 체제에선 무엇보다 협상력을 갖춘 제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내 '전략통'으로 꼽히며 출마가 예상됐던 민병두 의원은 "다른 역할을 또 고민해보겠다"며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6시까지 후보자 접수를 받은 뒤 기호를 추첨한다. 또한 오는 16일까지 선거운동을 벌인 뒤, 16일 오전 10시 경선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홍 의원도 조만간 지지 그룹을 결집해 출마 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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