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원내사령탑 쟁탈전 우원식 vs 홍영표...관건은 ‘통합력’
제1조건은 '협상력' 을지로위원장 vs 환노위원장 대결구도...오는 16일 경선
9년여 만에 집권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6일 신임 원내 사령탑 선출을 앞두고,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인수위원회가 없는 상태에서 정부 조직 개편 작업을 주도할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개혁입법 작업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발휘해 청와대와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역할이 무겁다. 이번 원내대표의 제1 조건으로 ‘통합형 리더'가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단 당내에선 ‘을지로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역임한 우원식 의원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홍영표 의원이 유력 주자로 회자된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우 의원의 경우 당내 민생대책기구인 '을지로위원회'를 꾸준히 이끌어오면서 개혁성과 '뚝심'을 인정받았고, 소속 의원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이자 범주류로 분류되는 우 의원은 그간 당 민생대책기구인 을지로위원회를 이끌며 민생 문제와 현장의 목소리에 정통한 인물로 손꼽힌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개혁입법을 성사시켰고 여론의 호평이 이어지는 등 뚝심을 인정받았다. 이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민생’, ‘일자리 창출’이라는 가치와도 일치한다는 평이다.
다만 기업 및 보수 정당에 맞서 일용직 노동자와 중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는 점에서 ‘강성’ 이미지도 뚜렷하다. 문재인 정부가 개혁 입법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과의 합의가 불가피한 만큼, 우 의원이 어떤 방식으로 야당을 설득해 협상을 이룰지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을지로 우원식'이냐 '노동위원장 홍영표'냐...강성 이미지도 비슷
홍 의원은 노동운동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환노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특히 가습기 살균제 문제 당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우 의원 못지않게 강성 이미지도 지녔다. 특히 친문(친 문재인)그룹 핵심 인물로도 꼽힌다는 점은 최대 강점이자 약점으로 회자된다.
무엇보다 청와대와 정당 간 관계를 원활하게 풀어나갈 적임자라는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홍 의원의 선거를 돕고 있는 친문계 인사들도 이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문재인 정권 하에 청와대와 당 원내 사령탑 모두 친문 그룹이 접수하게 된다는 점은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칫 집권당이 건전한 대정부 견제 기능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써는 원내대표 경선 ‘재수생’인 우 의원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홍 의원 부지런히 의원들과 접촉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어 우위를 가늠하긴 쉽지 않다. 게다가 이들 성향이나 노선 사이의 큰 차이가 없는 만큼, 내부 표심은 후보들과의 인간적인 관계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계파색이 옅은 당내 한 초선 의원은 “일단 지금 여론은 우 의원이 조금더 앞서는 것 같은데, 홍 의원이 또 짧은 시간 안에 굉장히 저돌적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는 것 같더라”며 “두 사람 다 개혁적이고 강성이라는 평이라서 노선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의원들이 인간적인 관계를 많이 고려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홍 의원이 친문계라는 부분은 분명 부담이 될 수 있는데, 그쪽을 돕는 사람들은 오히려 청와대와의 관계를 스무스하게 잘 풀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며 “우 의원도 친문계와 관계가 나쁘지 않고, 야당과의 협상이나 정무적 판단 부분에서도 뒤지진 않을 것 같다. ‘을지로 우원식이냐, 노동위원장 홍영표’냐 라는 인간적 고민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자 등록일인 11일 첫 번째로 기자 회견을 열고 ‘협상에 단련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을지로위원회에서 이끌어낸 상생협약 하나하나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와 사측, 유통재벌과 골목상권 간 이해관계를 전략적으로 조정하고 합의하지 않고서는 아예 불가능한 업무”라며 “대통령 탄핵으로 대선을 치르면서 정당 간 갈등이 여전한 4당 체제에선 무엇보다 협상력을 갖춘 제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내 '전략통'으로 꼽히며 출마가 예상됐던 민병두 의원은 "다른 역할을 또 고민해보겠다"며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6시까지 후보자 접수를 받은 뒤 기호를 추첨한다. 또한 오는 16일까지 선거운동을 벌인 뒤, 16일 오전 10시 경선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홍 의원도 조만간 지지 그룹을 결집해 출마 회견을 열 계획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