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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소통한 野 원내대표들…협조카드 꺼낼까


입력 2017.05.22 15:40 수정 2017.05.22 15:52        한장희 기자

의장 주재 회동서 미묘한 신경전…깐깐한 청문회 예고

“이낙연, 무난히 인준될 듯…일부 국무위원 논란 예상”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세균 국회의장과 4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김동철 국민의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부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월 임시국회 개회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문재인 정부 초기 성패를 좌우할 야당 원내대표들이 협조카드를 꺼낼지 여부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지난 19일 회동을 가진 여야 원내대표들은 22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서는 새롭게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들의 상견례 성격이 짙어 다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흐르면서도 기싸움도 존재했다. 회동 전 각 당회의 석상에서는 문재인 정부 인사 등에 대한 날선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국회의장 주재 회동서 미묘한 신경전…쉽지 않은 인사청문회 예고
이날 회동에서는 우 원내대표와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통해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우 원내대표는 “제가 갈등 현장에 많이 다녔는데 그곳에서 제 별명이 ‘알알부남’, 알면 알수록 부드러운 남자였다”며 “정 의장이 ‘우원식은 상머슴이다’라고 새로운 별명을 지어줬다. 부드러운 상머슴으로서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자신을 상머슴으로 낮추면서 야당의 협조를 구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우 원내대표의 인사말에 이어 정 권한대행은 “제가 부드러운 남자인줄 알았는데 더 부드러운 여당 원내대표가 와서 까다로운 국회의 남자가 되지 않을까한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정 권한대행은 이어 “여당은 아랑을 베푸는 것이 덕목”이라며 “앞으로 저희가 까칠하고, 부드럽지 못한 입장에 설 수도 있겠지만, 여당에서 저희의 말에 귀 기울이고, 협치를 잘 이끌었으면 한다”며 보이지 않는 기싸움도 벌였다.

이날 회동에서는 당초 예상됐던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일자리 추경 등 6월 임시국회 관련한 현안 등은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 의장이 주재하는 여야 원내대표간 정례회동을 매주 월요일에 실시키로 하고, 지난 19일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뜻을 모은 여·야·정 협의체 구성과 이행을 위한 실무협의를 이날부터 실시키로 했다.

이날 회동에 앞서 진행된 한국당과 국민의당의 회의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인사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정우택(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 하고 있는 가운데 이현재(왼쪽) 한국당 정책위의장이 원고를 다듬고 있다.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현재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인사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하지만 우려스러운 인사도 다소 포함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는 24일부터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국회가 본격적인 검증절차가 진행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어 “민주당이 공약으로 제시한 인사의 다섯가지 원칙이 있다. 병역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5대 비리 관련자는 고위공직자 원천 차단하겠다고 공약했다”며 “그러나 민주당 스스로 만든 원칙조차 지키지 못하는 인사에 대한 지적이 언론에서 계속 지적되고 있다”고 꼬집어 말했다.

그는 이 총리 후보자 부인의 그림 고가 매각 의혹과 아들의 군 면제의혹, 증여세 탈루 의혹, 모친의 아파트 시세차익 의혹 등을 지적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장녀의 이중국적, 위장전입 문제도 꺼내들면서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이 의장은 이어 “(문재인 정부가)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하면서 개혁을 외치지만 실물경제를 어떻게 살리겠다는 방안은 제시가 없다”며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국민의당도 문재인 대통령 직접 발표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등 문재인 정부 인선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동철 권한대행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강 후보자에 대해서 자녀의 미국국적, 위장전입 문제를 알면서도 지명한 것은 문 대통령이 스스로 말했던 5대 비리 관련자 원천 배제 약속을 저버린 것”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힐난했다.

이에 김 권한대행은 “국민의당은 후보자의 인사청문 절차에 적극 협조하되, 도덕성과 자질에 대한 검증은 철저히 할 것”이라고 문재인 정부의 내각 후보자들의 쉽지 않은 인사청문회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

“이낙연, 무난히 인준될 듯…일부 국무위원 후보자 논란 일듯”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경우 소소한 문제점이 있지만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이지만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경우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황 평론가는 “이들 인사는 대북관과 안보관, 과거 행적 등에 대해 야당이 검증의 칼날을 예리하게 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 총리 후보자와 김 헌재소장 후보자를 제외한 국무위원들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청문요청서 접수한 날로부터 20일 이후에는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기 때문에 임명까지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야당이 반대한 후보자를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야당이 반발하며 보이콧을 선언할 가능성에 대해 황 평론가는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발목잡기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야당이 보이콧 선언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장희 기자 (jhyk77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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