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역꾸역’ 류현진, 위기관리 능력 빛났다

4회 제외하고 매이닝 선두타자 출루 허용

결정적인 순간 삼진과 병살타로 위기 모면

신시내티를 상대로 역투를 펼치고 있는 류현진. ⓒ 게티이미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 다저스)이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시즌 3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의 원정 3연전 둘째 날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05개.

다저스는 신시내티에 10-2로 대승을 거뒀고, 류현진은 지난달 19일 마이애미전서 시즌 2승째를 따낸 이후 약 한 달 만에 승리를 챙겼다.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확실히 이날 류현진은 불안했다. 5회까지 던지면서 4회를 제외하고는 모두 선두 타자의 출루를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5이닝에 105개의 공을 던질 정도로 타자와의 승부가 힘겨웠다.

하지만 류현진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전력투구로 삼진 아웃을 잡아내며 스스로 위기를 헤쳐 나갔다.

1회부터 불안했다. 1회 다저스 공격에서 코디 벨린저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얻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 타자 빌리 해밀턴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빗맞은 안타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잭 코자트에게 좌익 선상 2루타를 내줬다. 이 과정에서 좌익수 크리스 테일러의 매끄럽지 못한 송구가 이어지며 1루에 있던 해밀턴에게 결국 득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계속된 무사 2루 상황서 류현진은 까다로운 타자 조이 보토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이후 애덤 듀발을 뜬공, 에우헤니오 수아레스를 다시 삼진으로 잡아내고 위기를 넘겼다.

2회에도 불안했다. 선두 스캇 셰블러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또 다시 선두타자를 출루시킨 류현진은 호세 페라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 차례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이후 폭투와 볼넷으로 또 다시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투수 아세르 워저하우스키를 우익수 뜬공, 리드오프 빌리 해밀턴을 10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 처리하며 2회를 마쳤다. 그러나 1회와 2회 모두 25개씩의 공을 뿌리며 투구수 관리에 실패한 모습이었다.

위기 때마다 류현진은 전력투구로 위기를 넘겼다. ⓒ 게티이미지

불안한 모습을 거듭하던 류현진은 3회 이날 최대 위기를 맞았다. 앞선 공격에서 다저스가 5득점 ‘빅 이닝’으로 화끈하게 지원했지만 곧바로 집중타를 허용했다. 선두 코자트를 시작으로 보토와 듀발에게 내리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린 것.

이후 류현진은 수아레스에게 메이저리그 첫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실점했다. 주자는 계속해서 무사 만루 상황.

다행히 결정적인 순간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휘하며 추가 실점은 내주지 않았다. 스캇 셰블러를 2루수 직선타로 처리한 류현진은 호세 페라자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3회를 마쳤다.

4회에는 이날 처음으로 선두 타자를 잡아내며 16개의 공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까지 88개를 던진 류현진은 승리를 눈 앞에 두고 5회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선두 타자 보토에게 담장을 넘어가는 인정 2루타로 출루를 허용한 것.

하지만 류현진은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특히 2사 3루 상황에서 만난 셰블러와의 대결에서는 94마일(약 151km)짜리 공을 세 번이나 던지며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분명 압도적인 투구 내용은 아니었지만 이날 류현진은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기어코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