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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함→무장해제→포복절도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


입력 2017.06.22 08:08 수정 2017.06.22 17:21        이한철 기자

미타키 코키 작가의 명품 코미디 "감동 NO"

잘 짜인 극본에 잘 배치된 웃음 포인트 '흥미진진'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 공연 사진.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관객들이 감동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본의 코미디 극작가 미타키 코키의 말처럼 90분간 모든 걸 내려놓고 웃고 즐길 수 있는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가 돌아왔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유쾌하게 뒤집은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는 선과 악을 완벽하게 분리하는 신약 개발에 실패한 지킬 박사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극이다. 희극의 명장 미타니 코키의 잘 짜인 극본 안에 효율성 있게 배치된 웃음 포인트, 생각할 틈 없이 빠른 템포로 이어지는 움직임과 대사들이 특징이다.

관객들은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대중적이면서도 파격적인 이야기를 함께 즐기며 마음껏 웃게 된다. 21일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정태영 연출은 "미타니 코키의 진지하면서 우스운 성향을 잘 살린 이야기"라며 "원작에 99% 충실했다"고 말했다.

정태영 연출은 "미타니 코기 작품을 깊이 분석하는 건 더 수렁에 빠지는 일"이라며 웃음 자체에 목적을 뒀다고 강조했다.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 공연 사진.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다만 원작이 라이브 연주에 가부키 형식의 음악이 들어갔다면, 한국판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에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음악이 배경에 깔린다는 점이 차이이다. 정태영 연출은 "그래선지 처음엔 관객들도 비장하게 보더라. 마음을 열지 않고 보다가 점점 쌓여서 나중에 터져간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에는 개성 강한 캐릭터의 장점을 십분 살려 줄 연기력으로 각광받는 배우들이 총 출동한다.

인간의 이중성을 분리시킬 수 있는 신약 개발 중인 신경의학 전문 의사이자 과학자 지킬 박사 역에는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싸우자 귀신아', 영화 '90분', '미스터 소크라테스' 등 매체를 넘나들며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 윤서현이 출연한다.

윤서현은 "방송과 다르게 연극은 배우의 성취감이 크다"면서 "무대에선 배우가 하는 것 이상이 나올 수 없다. 그 맛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드라마 '별난가족', '리멤버-아들의 전쟁', '돌아온 황금복' 등에 출연하며 눈도장을 찍은 후 최근 영화 '쇠파리'로 강한 인상을 남긴 김진우가 또 다른 지킬 박사로 나선다. 김진우는 "원래 데뷔 무대가 연극이었다"며 "그간 관객과의 호흡을 갈망했는데, 이번에 7년간 묵혀온 그것이 공연에서 터져나오는 느낌"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 공연 사진.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 공연 사진.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요리 따위에는 관심도 없고 관능 문학을 즐겨 읽는 자유로운 숙녀이자, 지킬 박사의 약혼녀 이브 댄버스와 이브의 또 다른 인격체 하이디 역에는 KBS1 일일극 '빛나라 은수' 에서 도도하면서도 사랑에 목마른 김빛나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박하나가 캐스팅 됐다.

또한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연기면 연기,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가수 겸 배우 스테파니가 함께 캐스팅돼 상반된 이미지의 이브 댄버스와 하이디를 색다른 매력으로 선보인다.

박하나는 "이브가 약을 먹고 하이디로 변하는데 거기서 무척 희열을 느낀다"면서 "관객과 처음 만나는데 어떻게 희열을 느끼게 될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도, 제 평소 모습도 아니라서 처음엔 어색했다"면서 "그런데 스테파니는 너무 잘 해내더라. 닮아야겠다고 생각했고, 연습하다 보니 닮아간 것 같다"며 웃었다.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 공연 사진.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이밖에 지킬 박사와 체격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지킬 박사의 악한 인격체 하이드를 연기하는 배우 빅터 역에는 뮤지컬 '비스티', '명동로망스', '사의찬미' 등 다양한 공연에서 깊은 표현력으로 관객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배우 정민이 출연한다.

또 드라마 '푸른거탑 제로', '김치 치즈 스마일', 연극 '스캔들', '트루웨스트', '옥탑방 고양이' 등 다양한 작품에서 존재감을 알리고 있는 배우 장지우가 번갈아가며 빅터를 연기한다.

가장 이성적이고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지킬 박사의 조수 풀 역에는 드라마 '완벽한 아내', '피고인', '미씽나인' 등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연기를 선보인 박영수와 드라마 '저 하늘에 태양이', '징비록' 등으로 주목받은 장태성이 낙점됐다.

오바 하지 않고 웃기려 하지 않는데, 그 모습이 더 큰 웃음을 이끌어내는 독특한 작품이다. 뮤지컬 '그리스' '해를 품은 달' 등을 연출한 정태영의 솜씨가 잘 녹아들었다. 8월 2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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