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문재인 대통령, 野 반대 후보 3인 임명 강행할까
강행할 태세이나 여당 편 정의당 반대가 새 변수
이번주 판가름…강행시 7월 임시국회 파행 불가피
전날 자정 무렵 문재인 대통령이 첫 해외순방인 방미(訪美)를 마치고 청와대에 복귀했다. 3박4일의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온 문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 위에는 '조각(組閣)'이라는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무난히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었다. 그러나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야 3당이 일제히 부적격 인사라며 임명을 반대하고 있다.
야당들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임명처럼 이번 인사에도 임명을 강행할 경우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일자리 추경안 등 현안을 풀어나가야 할 문재인 정부로서는 적잖은 부담인 셈이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이들 후보자는 청문회에 나올 자격조차 없는 사람들”이라며 “정부·여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능력 있는 인사들을 새롭게 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경고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세 후보자가 그동안 제기된 도덕성이나 자질문제에 대한 우려를 청문회에서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다”고 했다.
추경안 심사에 긍정적 시그널을 보냈던 바른정당 인사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검증할수록 무자격 후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야 3당의 반대에도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민주당 내부에선 인사청문회 전부터 문제점이 불거졌던 일부 후보자의 경우 낙마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몰래 혼인신고’ 문제로 낙마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여파로 정부와 여당의 입장이 다소 위축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여권 전체가 '임명 강행'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방미 성과를 갖고 귀국을 하는 데다 견고한 국정 지지율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야 3당이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른 만큼 임명 강행으로 꽉 막힌 상황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임명 강행 카드를 꺼내더라도 현재 야 3당이 ‘국회 보이콧’을 한 목소리로 외치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당의 강경대응은 이미 예견된 상수이지만, 국민의당은 ‘제보 조작’ 사태로 당 해체 이야기까지 나온 마당에 80%대의 높은 국정운영 지지도를 받고 있는 문 대통령과 여당에 무작정 맞설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여당의 편을 들어온 정의당도 야 3당과 같은 의견을 내고 있어 정부와 여당으로선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이날 조대엽 후보자 임명 강행 가능성에 경고를 거듭 보내고 있다. 또 송 후보자에 대해서는 의혹 해명이 명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각종 논란을 지적하며 “빨리 임명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잘 임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미에서 돌아온 문 대통령이 오는 7일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독일로 출국하는 만큼 이번주 내에 세 명의 후보자 임명 강행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따라 7월 임시국회의 파국 여부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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