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중대' 거부한 국민의당, 독자생존 선택하나
국민의당, 당 존립위기 탈출 해법 모색
'제 3정당' 역할 강화 통해 존재감 부각 주력
국민의당이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파장을 불러 일으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사과와 대표직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국민의당은 7일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결의문까지 채택했다.
국민의당은 "연일 계속되는 추 대표의 발언은 상생과 협치의 근간을 허물어뜨리는 망언이자 국민의당 죽이기 음모"라며 "추 대표의 진정 어린 사과와 대표직 사퇴를 요구한다. 납득할만한 조치가 있을 때까지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추미애 민주당 대표에 사과·사퇴 '결의문' 채택…국회 일정 '보이콧' 병행
결의문에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대승적인 결단을 내리면서 협치를 주도해 왔는데 여당 대표는 우리가 내미는 협치의 손길에 범죄집단 낙인찍기로 응답했다"면서 "더 이상 야당의 협조는 필요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내용도 담겼다.
특히 국민의당은 "검찰 수사가 마무리돼가는 시점에서 여당 대표의 이름으로 검찰에 수사 지침을 내리는 것도 모자라 아예 결론까지 제시한 것은 보복 정치를 일삼은 박근혜 정부의 김기춘, 우병우와 다를 게 없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이러한 내용과 함께 국민의당은 오는 11일로 잡혀 있던 본회의 일정을 포함해 향후 인사청문회 일정 조정, 대법관 인준안 상정 등 모든 것에 대해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국민의당이 격앙된 1차 원인은 집권당 대표가 명확한 근거 없이 대중을 향해 특정 정당에 대한 '음해성' 발언을 했다는 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철수 전 후보나 박지원 전 대표가 몰랐을 리가 있느냐 하며 명확한 근거도 없이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방송에서 이야기를 했다"면서 "야당에 대해서 연대와 협치를 계속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런 와중에 당 대표가 그런 발언을 하니 경악스럽고 배신감도 들고 그렇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야권 대열' 가운데 민주당과 사안별로 공조체제를 꾸려가던 한 축이었다. 이낙연 국무총리 임명 동의안 표결 때 보수야당들이 표결을 거부하거나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동의안 처리'가 무산되는가 싶었지만 이를 국민의당이 구해준 적 있다.
표결에 참여해 사실상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을 통과시켰기 때문인데 이후 국민의당은 의석수 40석이라는 수준에서 '캐스팅보트'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위상까지 마련됐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민주당 2중대'로 지칭하기도 했다.
이후 국민의당은 때에 따라서는 '야 3당' 단일대오에 협력하면서 민주당을 압박하는 역할도 해왔으며, 최근 민주당이 목을 매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문제에 있어서는 심사에 참여해 동반자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하지만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파문으로 인해 당의 입장이 곤경에 빠진 것을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정치적 수사를 동원해가면서 강한 압박을 펼치자 끝내 참지 못하고 폭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울고 싶은 애 뺨 때린 격이라는 촌평도 나온다.
국민의당, 당 존립위기 탈출 해법 모색…'제 3정당' 역할 강화 통해 존재감 부각 주력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협치의 상대로 인정받지도 못하고 뺨을 맞고 발길질 당하면서 (정부여당에) 협조하는 것은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국민의당을 집단적으로 조작하는 범죄단체로 평가하고 전직 대선후보와 대표에 대해 중상모략하는 것으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모욕적인 추 대표의 발언에 경악하고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협치를 포기하고 정치 보복을 자행하는 발언으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현재 국민의당은 제보조작 파문으로 인해 당의 입지가 크게 위축된 것은 물론 지지기반인 호남지역에서의 지지율마저 창당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상황을 맞았다. 게다가 위상 추락에 그치지 않고 민주당으로의 흡수합병 등에 대한 얘기마저 오가면서 위기감도 상당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반응이다.
때문에 국민의당의 활로를 찾기 위한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추 대표 발언 파문을 계기로 당 결집력을 높여 독자적 정당활동에 나설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와 관련해 황주홍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제3의 정당이 요구하는 그 역할을 해 낸다면 틀림없이 호남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본다"면서 "국민의당이 그 역할을 잘 해낸다면 지지율도 회복될 것이고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상당한 선전을 할 것이라고 보고 그렇게 절망적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이 경색된 정국 상황에서 새로운 노선 설정을 어떻게 펼쳐나갈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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