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보누치마저' 너무 '쿨'해 문제인 유벤투스


입력 2017.07.18 10:51 수정 2017.07.18 10:52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핵심 수비수 보누치, AC밀란 이적

주축들 쉽게 내주고 이적료도 많이 못 챙겨

유벤투스 보누치가 AC밀란으로 이적했다. ⓒ 게티이미지

유벤투스 핵심 수비수였던 레오나르도 보누치(30)가 AC 밀란으로 이적했다.

밀란은 지난 15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보누치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2년까지다. 이적료는 옵션 포함 4200만 유로(약 546억 원).

이번 여름이적시장 최대 이변이다. 보누치의 이적 가능성은 13일 이탈리아의 '디 마르지오'를 비롯한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모두 코웃음 쳤다. 실현 가능성이 0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상황이 급변했다. 보누치가 유벤투스 훈련장을 찾아 작별 의사를 표하면서 보누치의 밀란행 역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적설이 나오자마자 보누치는 재빨리 짐을 쌌다. 그리고 밀란에 입단했다.

보누치 이적은 밀란의 추진이 아닌 보누치가 역으로 밀란에 입단을 제의했다. 보누치의 밀란행은 최근 이적 시장에서 가장 충격적인 이적으로 꼽히고 있다.

등번호도 19번 그대로다. 신입생이지만 밀란은 보누치에게 주장 완장까지 줬다. 새로운 팀의 상징으로 보누치를 낙점한 셈이다. 연봉은 650만 유로(84억).

1987년생인 보누치는 수비수로서 한창인 나이다. 수비도 좋지만 후방에서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가 날카롭다. 이탈리아 대표팀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며, 유벤투스에서도 차세대 주장으로 꼽을 만하다. 팀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른 슈퍼스타였다.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 등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제의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지만 밀란과 보누치의 발 빠른 협상에 선수를 보내주기로 했다.

보누치의 이적 배경은 막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과의 마찰이다. 보누치는 지난 2월 알레그리 감독과 언쟁이 오가며 충돌했다. 이후 감독과의 냉랭한 사이가 이어졌고, 불화설에 시달렸다. 유벤투스는 보누치가 아닌 수장 알레그리의 손을 들어줬고 밀란 이적을 허락했다.

보누치 이적 과정에서도 드러나듯, 유벤투스는 이적 시장에서 지나칠 정도로 쿨했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이탈 속에서도 리그 6연패를 달성했지만, 이탈리아 무대가 아닌 유럽 정상을 꿈꾸는 유벤투스로서는 다소 아쉬운 행보다.

이적료도 아쉽다. 보누치가 이탈리아 잔류를 원했다는 것을 고려해도 지나치게 낮다.

다비드 루이스가 첼시에서 파리 생제르맹으로 떠날 당시 이적료만 해도 5000만 파운드(약 737억 원)다. 에버턴에서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존 스톤스의 이적료 역시 4750만 파운드(약 700억 원)이다. 반면 보누치의 이적료는 한화로 546억 원에 불과하다.

2015년 여름에도 유벤투스는 아르투로 비달과 과감하게 작별했다. 선수 자신이 바이에른행을 원했다지만 유벤투스는 당대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 중 한 명인 비달을 3700만 유로(약 481억 원)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넘겼다. 비달뿐 아니라 카를로스 테베스 역시 보카 주니오스 복귀를 이유로 보냈다.

마음이 떠난 선수를 굳이 잡을 이유는 없다. 유벤투스 역시 팀을 향한 애정 없는 선수와는 과감히 결별하기로 노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낼 때 보내더라도 제값을 받지 못한 것은 유럽 정상을 꿈꾸는 유벤투스로서는 다소 아쉬운 행보다. 쿨한 것도 좋지만, 돈과 관련해서는 조금 더 깐깐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기사 모아 보기 >
0
0
박문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