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향해 날세운 북-미…'말 전쟁' 2라운드?
김정은 "언동 계속 주시" VS 트럼프 "옵션 테이블에"
북, 태평양 겨냥 추가도발 시사…미, 추가제재 가능성
김정은 "미 언동 계속 주시" VS 트럼프 "모든 옵션 테이블에"
북 태평양 겨냥해 추가도발 시사…미, 강도 높은 제재·압박 가능성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하면서 완화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던 북미 간 긴장 수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달 초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으로 '말 폭탄'을 주고받던 양상이 또 다시 전개될 조짐도 보인다.
30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29일 평양에서 진행된 화성-12형 발사훈련을 지켜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실전을 방불케 하는 이번 훈련은 우리 군대가 진행한 태평양상에서의 군사작전의 첫걸음이고 침략의 전초기지인 괌도(괌)를 견제하기 위한 의미심장한 전주곡"이라면서 "앞으로 태평양을 목표로 삼고 탄도로켓 발사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는 미국의 언동을 계속 주시할 것이며 그에 따라 차후행동을 결심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는 향후 미국령인 괌을 포함한 태평양으로의 추가적인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화성-12형뿐만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을 통해 미국 본토를 겨냥한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이번 도발을 통해 괌을 실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 이에 더해 김정은이 미국을 겨냥해 '추가적인 행동'을 언급한 만큼 미국의 강경 대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도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와 같은 강한 수사를 구사해 북한에 대한 압박 수준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도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 간 다소 유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자 대북 대화 제스처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도발로 미국의 대화 손짓을 걷어 찬 모양새가 되면서 미국이 이에 보복하는 차원에서 강경 대응을 취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성명을 통해 "위협적이고 불안정한 행동은 지역 내에서, 그리고 전 세계 모든 국가들 사이에서 북한 정권의 고립만 증가시킬 것"이라며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향후 북한에 대해 어떠한 대응방안을 취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예방공격이나 선제타격 등 군사적 수단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영호 강원대 초빙교수는 "최근에는 그 목소리가 잦아들었지만 이번에 괌을 실질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미국을 위협한 만큼 예방공격이나 선제타격과 같은 군사적 옵션들이 다시금 강하게 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북한이 지속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도 전략자산을 수시로 한반도 주변에 순환 배치하는 등 대북 군사적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그 외에도 미국은 더욱 강한 레토릭(수사)이나 유엔 안보리 혹은 양자 차원의 제재 등을 총동원해 북한에 대한 대응수준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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