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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감] 행안부 국감…공무원 증원·민방위 대피소 핵심 쟁점


입력 2017.10.12 17:00 수정 2017.10.13 17:10        박진여 기자

"공무원 증원, 무분별한 퍼줄리즘"·"안보위기 속 대피소 턱없이 부족"

주민번호 임의번호 방식 포함 검토…김부겸 장관 주민번호 확인 시연

국정감사 첫날인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국감에서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증원 문제와 민방위 대피소 운영 실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공무원 증원, 무분별한 퍼줄리즘"·"안보위기 속 대피소 턱없이 부족"
주민번호 임의번호 방식 포함 검토…김부겸 장관 주민번호 확인 시연


국정감사 첫날인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국감에서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증원 문제와 민방위 대피소 운영 실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우선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2018년 사상 최대 규모로 공무원 3만명 증원 계획을 공언했다. 이에 따라 중앙직 공무원의 경우 ▲경찰 3500명 ▲부사관 4000명 ▲근로감독관·질병검역·건설 등 생활안전 분야 6800명 등 1만5000명이며, 예산은 4000억원 정도 소요된다. 여기에 지자체 예산으로 ▲사회복지 1500명 ▲소방 4000명 ▲교사 3000명 등 1만5000여명도 추가 채용한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공무원 증원 정책을 '퍼줄리즘(무분별한 예산 퍼주기)'로 규정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은 "정부가 공무원 17만4000명을 증원할 경우 30년간 한 사람당 최소 17억3000만원의 인건비를 부담해야하는데, 5년간 중기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며 "계획이 없으면 공약은 공염불이 되고 국민에게 거짓 약속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도 "여론조사 결과, 공무원이 적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23%에 그쳤다. 굳이 재원부담을 안고 강행하겠다는 건 어떻게 봐야 하냐"며 "예산을 지방교부금으로 충당하려고 하는데 지방분권을 주장하는 정부 태도와 이율배반적인 것 아니냐"고 짚었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도 "정부가 공무원을 늘린다고 하니 지금 청년들이 더 공시족으로 몰려 청년 일자리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공무원 증원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내년 정부가 뽑는 공무원 3만5000명 중 절반을 지방교부세로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하는데, 기초지자체의 경우 인건비도 제대로 못 내는 곳이 태반"이라며 지방재정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북한의 잇따른 도발 등으로 안보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 등 유사 시 국민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비상대피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내 민방위 대피소 수용률은 인구 대비 170%로, 서울은 225%에 달한다. 하지만 행정구역별로 보면 대피소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주민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정감사 첫날인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국감에서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증원 문제와 민방위 대피소 운영 실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은 행안부의 '전국 대피소현황' 자료를 각 읍·면·동 주민등록 인구통계와 비교한 결과, 전국 3549개 읍·면·동 중 36%인 1279 읍·면·동에 대피소가 없다고 지적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전 국민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088만2600여명은 유사 시 대피할 곳조차 없는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대피소 내 생존품 비치 실태도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은 "전국의 정부지원 대피시설 187개소 중 절반만이 필수 비치 비품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전국 민방공 경보체제, 대피시설, 생존품 비치 등의 일제 보완 및 '충무계획 재작성' 등 실효성 있는 군·관·민 협력대응체계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민등록번호 유출 피해 문제 등에 대비해 임의번호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임의번호는 타인이 추정할 수 없도록 무작위 난수 조합으로 주민번호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이날 국감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김부겸 행안부 장관의 주민등록번호를 맞히는 시연을 선보이며 주민번호의 임의번호 전환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현재 생년월일·성별·출생지역·출생신고 번호 등으로 구성된 주민번호는 논리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번호"라며 "김부겸 장관 주민번호를 확인해보겠다"고 시연에 나섰다. 이 의원은 국민 민원 사이트인 '국민신문고'에서 개인인증을 받는 과정을 통해 김 장관의 주민번호를 추정, 실제 김 장관의 주민번호를 59번째 시도 만에 확인했다.

이에 대해 김부겸 장관은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장관은 "개인정보 보호만 생각했을 때는 (이재정) 의원님의 생각에 동의하지만, 번호가 (임의번호로) 바뀌었을 때 영향이 광범위해서 사회 전체적으로 합의를 이뤄내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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