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원, 음모의 '희생자'인가, 호남의 '배신자'인가?
"정치적 음모다" vs "진실가능성 높아"
이르면 내일 당무위원회서 당원권처리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김대중(DJ) 비자금 의혹 제보'의 당사자라는 논란에 "음모를 당한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당 지도부는 박 최고위원의 당원권을 긴급정지 시키고 이르면 이번 주 내 당무위원회에서 최종 위원직 사퇴를 처리할 방침이다.
박 최고위원이 본인을 희생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지난 2006년 초 자신이 주성영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허위로 판명 난 DJ비자금 자료를 건네줬다는 얘기가 모두 거짓이라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지난 8일 논란이 터지자 같은 당 이용주 의원이 당일 긴급 최고위원-국회의원 회의에서 관련 자료를 통해 그의 징계를 강력히 주장, 해당 자료의 출처를 의심하며 자신을 음해하려는 정치적 음모의 근거라고 강조했다.
반면 주 전 의원 및 이용주 의원은 박 최고위원이 DJ비자금 의혹제보의 당사자가 확실하다며 공세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연이은 악재에 꼬리를 자르며 12일 현재까지 사건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주 전 의원은 관련 사실이 언론에 첫 보도된 후 박 최고위원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박주원씨가 내게 여러 번 전화를 해 자기가 당과 언론에 한 해명과 말을 맞춰달라고 요구했다"며 그가 DJ비자금 자료를 건넨 당사자임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최고위원이 자신을 음모의 배후로 지목한 것과 관련해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고 일갈했다.
그는 "주 전 의원이 DJ비자금 의혹과 관련해서 명예훼손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 판결을 받았다는 내용이 언급돼 있다"며 "법무부에 해당 판결문 자료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고 오후 회의 전에 판결문을 받았다"고 자료의 출처를 설명했다.
국민의당 지도부도 박 최고위원이 논란의 당사자임을 잠정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김경진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첫 언론에 내용이 공개된 당일 오후 "언론 보도내용이 맞고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박 최고위원의 당원권을 정지시켰다.
국민의당은 오는 13일 당무위원회에서 박 최고위원의 당원권과 직위를 정식 사퇴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전까지 확정된 바는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박 최고위원의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당무위원회에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무위 개최를 의결하지 않았다"며 "늦으면 내일 오전 회의에서 당무위 의결을 처리하고 오후에 (당무위원회가)개최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이번 논란이 가중되자 "SNS를 통해 자신을 '호남의 배신자'라는 음해성 문자폭탄들이 숨쉴 수 없을 정도로 올라온다"며 자신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판세는 그를 호남의 배신자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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