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금의환향, 호주오픈보다 기대되는 롤랑가로스
28일 오후 인천공항 통해 귀국..300여 팬들과 취재진으로 북새통
발바닥 치료 후 다음 일정 확정..5월 프랑스오픈 기대치 높아져
정현(22)이 환한 미소를 띠며 팬들과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룬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메이저대회 4강 진출(2018 호주오픈)이라는 기적을 일궈낸 정현은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일정을 모두 마치고,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운집한 300여명의 팬들과 취재진의 뜨거운 관심에 살짝 놀라기도 했지만 특유의 여유 있는 미소는 잃지 않았다. 1981년 US 오픈 여자 단식 이덕희, 2000년과 2007년 US 오픈 남자 단식 이형택이 기록한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인 16강을 훌쩍 뛰어넘은 정현의 신드롬을 실감할 수 있는 분위기다.
정현은 귀국장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올 줄 몰랐다. 큰 일을 하고 온 것 같다”며 "이렇게 좋은 결과가 언제 다시 올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앞당기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 언제가 됐든 시상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테니스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나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현의 활약은 국제무대에서 테니스 변방인 한국 테니스계에 커다란 힘이 될 수 있다.
정현은 2018 호주오픈에서 세계랭킹 35위 미샤 즈베레프(독일), 54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를 연파하고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메이저대회 최초로 16강에 오른 정현은 전 세계랭킹 1위 조박 노코비치(세르비아)를 3-0 완파했고, 8강에서는 돌풍을 일으킨 테니스 샌드그렌(97위 미국)을 3-0으로 잠재웠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준결승에서는 발바닥 부상이 악화돼 2세트 도중 기권했지만, 4강 진출 자체만으로도 아시아 테니스사에 이미 큰 획을 그었다. 호주 오픈에서 쌓은 포인트를 감안했을 때, 정현의 세계랭킹은 29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한국 선수 최고 세계랭킹이다. 종전 기록은 이형택 36위.
이제 관심은 정현의 다음 일정이다. 우려가 큰 발바닥 부상과 몸 상태에 대해서는 “내일 당장 병원에 가 검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몸 상태를 확인 후 추후 일정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랭킹 톱 10에 욕심이 난다”며 “높은 곳을 보고 가겠다. 입증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현이 밝혔듯 당분간은 발바닥 부상을 치료하면서 재활에 힘을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초 불가리아에서 열리는 ATP 투어대회도 부상 회복 상태를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메이저 대회에서의 선전은 기대해도 좋다. 5월 22일(한국시각)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시즌 두 번째 그랜드 슬램 대회인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까지는 몸 상태가 충분히 회복될 수 있고, 기술적인 부분과 경기운영 능력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클레이코트는 정현이 반기는 무대다. 베이스라인에서 스트로크 싸움을 하고 코트 커버 능력이 뛰어난 정현에게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 오픈은 큰 꿈을 꾸게 한다.
지난해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에서 정현은 3회전에 진출했다. 16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랭킹24위)와 세트스코어 2-2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다가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클레이 황제 라파엘 나달(랭킹 1위)과도 클레이 코트에서 지난해 접전을 펼쳤다. 그만큼 클레이코트에서 강한 정현이다.
정현 말대로 시상대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은 바운드가 느린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 오픈이 하드코트의 호주 오픈보다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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