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듣도 보도 못한 제왕적 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1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던진 말이다. 취임 9개월여가 흐른 지금, 홍 대표에게 ‘제왕’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것일까.
‘직설’에 비해 현실은?
홍 대표 특유의 ‘직설화법’은 그를 제왕적으로 보여지게 했다. 앞서 홍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발(發) 개헌안 표결에 참여하는 의원에 대해 “제명 처리 하겠다”고 했고, 자신에게 반기(反旗)를 든 일부 의원을 겨냥해 “다음 총선 때 강북 험지로 차출하겠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현실은 그의 언어 강도에 미치지 못했다. 홍 대표는 취임 이래 줄곧 ‘반홍’(홍준표 반대) 목소리에 직면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며 정치적 사망 선고를 내릴 때 친박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고, 최근에는 이주영 의원을 비롯한 일부 중진의원들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의원은 22일 ‘반홍’ 성격이 짙은 중진의원 간담회를 열고 “(홍 대표에 대한) 국민과 당원의 인내도 이제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정우택·나경원·유기준 등 4선 이상 중진들도 이 자리에서 홍준표 체제 성토에 가세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가운데) 대표와 김성태(왼쪽) 원내대표, 김무성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궤멸 직전이라는 비관이 한국당 내에서 터져 나올 정도로 보수정당은 위기다. 때문에 당 대표가 ‘하사’(下賜)할 권력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홍 대표는 한동안 중앙정치에서 한걸음 물러나 있어 당내 ‘친홍’(친 홍준표) 기반이 탄탄하지 않았다. 그는 탄핵 사태 직후 한국당 19대 대선 후보로 중앙정치에 복귀하기 전까진 경남도지사직을 수행하면서 지방에 머물렀다. 현재로선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한 바른정당 복당파가 홍 대표 우군으로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조기 전당대회 시사…총선 공천권 쥘까
홍 대표가 자신의 화법에 버금갈 ‘제왕적’ 실권을 휘두르게 될지는 6·13지방선거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에 “지방선거가 끝나면 어차피 다시 한번 당권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방선거 후 전당대회를 열어 재신임에 도전할 가능성을 처음으로 내비친 것이다.
만약 조기 전당대회에서 홍 대표가 당원들로부터 재신임을 받게 되면 의원들 ‘생사’와 직결되는 21대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홍 대표 임기는 2019년 7월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전당대회를 시사한 것은 ‘조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게 되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2020년 4월)를 1년여 앞둔 내년 4월 전후가 유력하다.
이에 대해 비홍계 정우택 의원은 “홍 대표가 총선 공천권까지 행사하겠다는 마각(馬脚)을 드러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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