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한달…文대통령 다시 꺼낸 ‘역지사지’
“북미 역지사지로 종전선언·비핵화 풀길
올해 종전선언 목표…북미와 협의 지속돼”
“북미 역지사지로 종전선언·비핵화 풀길
올해 종전선언 목표…북미와 협의 지속돼”
문재인 대통령이 삐걱거리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중재하기 위해 '종선전언' 카드를 뽑았다.
싱가포르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해 종전을 선언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또 "종전선언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등 항구적 평화정착을 견인할 이정표"라고도 했다.
종전선언 카드는 그동안 북미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커질 때마다 꺼낸 화두인 '역지사지'의 연장선상에 있다. 문 대통령은 6.12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을 때에도 역지사지를 강조하면서 중재자로 나섰다.
무엇보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비핵화 실무회담을 가졌지만 시각차만 확인하는데 그친 데에는 북한이 종전선언을 줄기차게 요구한 탓이 컸다.
실제 북한 외무성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직후 "정전협정 65주년을 계기로 한 종전 선언 발표를 요구했으나 미국이 조건과 구실을 대며 미루려 했다"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이 '연내 종전선언 목표'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북미 대화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중재자'의 전술적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靑 "역지사지 심정으로"…종전선언 시기상조 우려도
특히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과 관련해 "시기와 형식 등에 대해서는 북한, 미국 등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미 간 추가적인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종전선언에 속도를 내면서 북미 관계의 혈맥을 뚫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남북미 3자 사이에 종전선언을 한다는 데 일정한 공감대가 있고 우리 정부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노력한다"며 "북미가 역지사지하는 심정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해 문제가 원만히 풀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추진이 성급한 결정이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아직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한을 못 박아 종전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자칫 종전선언이 북한에 의해 정치적 카드로 악용될 수 있다. 북한이 종전선언을 빌미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등 숨겨놓은 발톱을 드러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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