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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 몰락 목도했던 차우찬, 학습효과도 없나


입력 2019.02.12 16:21 수정 2019.02.12 17:2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차우찬 등 LG 선수 4명, 호주 카지노 출입

도박 파문으로 삼성 왕조 몰락 목도했던 차우찬

카지노 출입으로 논란을 일으킨 LG 차우찬. ⓒ 연합뉴스 카지노 출입으로 논란을 일으킨 LG 차우찬. ⓒ 연합뉴스

LG 트윈스의 전지 훈련지인 호주에서 선수들의 카지노 출입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11일 한 야구커뮤니티에는 LG 선수들이 카지노에 있는 모습이 촬영된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에 의하면 차우찬은 카지노 테이블에 앉아 베팅하는 것으로 보이며, 오지환과 임찬규가 미소와 함께 이를 지켜보고 있다.

LG 구단은 자체 조사 결과 이들의 카지노 출입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구단 측은 휴식일이었던 11일, 차우찬과 오지환, 심수창, 임찬규 등 4명이 카지노에 출입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LG는 “베팅 금액은 500호주 달러(약 40만 원)였다. 구단 차원에서 엄중경고 조치했다”라고 덧붙였다.

소액이든 거액이든 액수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야구선수 계약서 제17조 [모범행위]에는 '모든 도박, 승부조작 등과 관련하여 직, 간접적으로 절대 관여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룰을 어긴 셈이다.

특히 차우찬의 카지노 출입에 야구팬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차우찬은 도박의 위험성과 그로 인한 악영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차우찬은 2010년대 KBO리그를 지배했던 삼성 왕조의 일원이다. 삼성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역대 왕조 중 가장 강력한 모습을 자랑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삼성 왕조의 몰락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비롯됐다. 바로 주축 선수들의 불법해외원정도박 사건이었다.

가을야구가 한창 진행 중이던 2015년 9월, 임창용과 윤성환, 안지만, 그리고 전 삼성 투수였던 오승환의 불법해외원정도박 파문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파장은 상당했고, 삼성 구단은 속죄의 의미로 이들 세 선수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들이 삼성 마운드에서 차지한 비중은 어마어마했다.

윤성환은 그해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 부문 3.91을 기록했고, 안지만 2.38, 임창용 2.08 등 세 선수가 합작한 WAR는 8.37에 달했다. 그해 삼성 투수들의 팀 WAR가 14.06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의 전력이 날아간 셈이었다. 결국 삼성은 두산에 업셋을 당하며 통합 5연패의 꿈이 물 건너가고 말았다.

삼성은 윤성환(왼쪽부터)-안지만-임창용의 도박 파문 영향으로 왕조 문을 닫았다. ⓒ 연합뉴스 삼성은 윤성환(왼쪽부터)-안지만-임창용의 도박 파문 영향으로 왕조 문을 닫았다. ⓒ 연합뉴스

삼성 왕조는 그대로 몰락했다. 이듬해 1위에서 9위 추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고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가을 야구에 발을 넣지 못하고 있다. 도박 파문이 몰고 온 악영향이라는 점에서 삼성은 물론 타 구단 전체 선수들이 경각심을 갖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차우찬은 2016년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었고, FA 자격을 취득한 뒤 LG 이적했다. 그가 LG로부터 받은 4년간 95억 원은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투수 역대 최고액이다. 계약 첫해에는 나름 이름값을 해냈지만 지난해에는 6.09라는 참담한 평균자책점을 기록, 올 시즌 누구보다 반등이 요구되던 선수였다.

과거 한솥밥을 먹던 동료들이 어떻게 몰락을 했고, 이들이 팀에 끼친 피해가 상당했던 점을 바로 옆에서 목도했던 차우찬이다. 결국, 4년 전 도박파문의 학습효과가 차우찬에게는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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