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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러시아 비위 맞추기?…한미연합훈련 '정조준'


입력 2019.04.25 15:12 수정 2019.04.25 15:14        이배운 기자

조평통 "규모 축소해도 적대행위…북남관계 위험없게 분별 처신해야"

훈련축소는 한미동맹 고리 약화…러시아 지역 영향력 확장 '반사이익'

조평통 "규모 축소해도 적대행위…북남관계 위험없게 분별 처신해야"
훈련축소는 한미동맹 고리 약화…러시아 지역 영향력 확장 '반사이익'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북한 대남선전 포스터 ⓒ우리민족끼리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북한 대남선전 포스터 ⓒ우리민족끼리

북한 당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에 맞춰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한 비판의 목소리를 한껏 높이고 있다.

미일 해양세력과 중러 대륙세력이 동아시아 패권 다툼을 벌이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25일 '남조선당국의 배신적 행위는 북남관계를 위태로운 국면으로 떠밀게 될 것이다'는 제목의 조평통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문은 "남조선당국은 과거의 도발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북남관계를 판문점선언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위험한 장난질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며 "지난 22일 부터 남조선군부가 미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련합공중훈련이 대표적인 실례다"고 지적했다.

담화문은 이어 "남조선당국이 간판이나 바꾸어달고 '규모축소' 흉내를 피워도 은폐된 적대행위의 침략적이며 대결적 정체를 절대로 가릴 수 없다"며 "우리를 반대하는 로골적인 배신행위가 북남관계 전반을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분별 있게 처신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대남선전 매체 '메아리'는 이날 '검은것을 희다고 하지 말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우리 군의 '키 리졸브',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 등을 언급한 뒤 "조선반도 평화에 대한 이들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규모가 축소됐든 형식이 변경됐든 우리 공화국을 겨냥하고 있는 전쟁연습이라는 그 본질이야 어디 가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러시아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 하기 전에 환송인파에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러시아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 하기 전에 환송인파에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이외에도 북한 매체들은 이날 '얻을 것은 참담한 후회와 파국적 결과뿐',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 등 논평을 통해 축소된 한미연합훈련도 용납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며, 훈련의 전격적인 폐지를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한미연합훈련의 축소 및 폐지는 한미동맹의 군사적 상호 운용성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한미동맹의 고리가 약화되는 것은 궁극적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중러 세력의 영향력 확장이라는 반사이익으로 연결된다.

이같은 정세를 인식한 듯 러시아는 북핵 문제의 해법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북한의 핵 도발 동시 중단을 의미하는 이른바 '쌍중단'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 러시아 방문일에 맞춰 연합훈련 중단 요구를 높이는 것은 양국의 전통적인 친선·밀월관계를 과시하는 동시에 러시아의 입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워싱턴 조야에서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공동방위태세 약화, 한미동맹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도발이 없으면 훈련을 재개할 명분이 부족해지는 것을 북한이 간파하고 의도적으로 도발을 자제할 경우, 영구적으로 훈련을 재개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고 전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특별열차편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께 극동연방대학에서 블라디미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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