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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이익 보다는 꿈에, 이윤 보다는 사람에 투자"


입력 2019.07.05 16:02 수정 2019.07.05 16:02        이충재 기자

'사회적경제 박람회'서 "취약계층의 든든한 버팀목 돼"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개막식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은 사회의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며 취약계층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면서 "사회적경제는 취약계층 일자리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자료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개막식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은 사회의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며 취약계층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면서 "사회적경제는 취약계층 일자리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서 빵을 판다'는 미국의 대표적 사회적기업인 루비콘 베이커리의 슬로건을 인용하며 "사회적경제에서의 빵은 먹거리이면서 동시에 모두의 꿈이다. 이익 보다는 꿈에, 이윤 보다는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이 슬로건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文대통령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격려사]

사회적 가치와 함께하는 경제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사회적경제 박람회를 준비해주신 허태정 대전시장님과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님을 비롯해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수상하신 사회적경제 유공자분들도 축하드립니다.

국민훈장을 받으신 이인동 원장님은 우리나라 최초의 의료협동조합을 창립하여 사회적경제의 모범이 되셨습니다. 국민포장을 받으신 김해옥 대표님, 손병완 대표님, 오미예 이사장님, 이은애 센터장님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경제를 성장시켜주셨고, 대통령 표창을 받으신 열두 분과 국무총리 표창을 받으신 열여덟 분 모두 취약계층 지원과 사회적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해주셨습니다.

‘나보다 우리’를, ‘소유보다 나눔’을 실천하신 사회적 경제인 모두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10년 전만 해도, 사회적기업이라는 이름이 낯설었습니다. 사회적경제를 사회주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면서 이익을 (낸다는) 것이 가능할까?” “영리기업도 살아남기 힘든데 사회적기업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가 지금도 많습니다.

그러나 어느덧 우리나라에도 사회적경제가 괄목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사회적경제 기업이 2만5천 개에 이르렀고, 25만 명이 넘는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2007년 50여 개로 출발한 인증 사회적기업도 지난해 2천 개를 돌파하며 마흔 배 넘게 커졌습니다. 협동조합도 1만4천 개를 넘어 지역민과 취약계층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특히, 사회적경제는 취약계층 일자리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사회적기업의 고용인원 60% 이상이 취약계층입니다.

사회적협동조합 ‘구두 만드는 풍경’에서는 한 손에는 구두망치를, 한 손에는 희망을 들고 11명의 청각장애인들이 수제구두를 만들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동구밭’은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천연비누를 만듭니다. 직원 32명 중 20명이 취약계층입니다.

전통적인 사회적경제 기업의 역할도 커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농협은 167명의 장애인을 특별채용하여 일자리를 제공했습니다. 신협도 최근, 긴급 생계자금이 필요한 자영업자·소상공인·실직가장을 대상으로 1,000억 원 규모의 무담보·무이자 대출을 실시했습니다.

‘혁신’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들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스마트워치를 만들어낸 기업과 폐식용유를 재활용해 고효율 램프를 개발해낸 기업이 있습니다. 드론을 활용해 네팔 대지진 현장 복구를 도운 기업도 있습니다. 모두 ‘혁신’의 마인드로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선 기업들입니다.

사회적경제 기업은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며 취약계층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회적 가치와 함께하는 경제인 여러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아시아 최빈국이었던 우리는 반세기 만에 세계 11위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국민 모두가 이룬 값진 결과입니다.

그러나 빠른 성장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 어두운 그늘도 함께 만들어졌습니다. 불평등과 양극화, 환경파괴와 같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시장경제는 이러한 문제를 스스로 치유할 만큼 완벽하지 못합니다. 사회적경제는 바로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윤을 앞세우는 시장경제의 약점과 공백을 사회적 가치를 함께 생각하는 경제로 메워주는 것이 사회적경제입니다.

유럽과 캐나다에서는 사회적경제가 경제의 중요한 축이 된 지 오래입니다. 제가 지난달 방문했던 스웨덴은 노동인구 중 11%가 사회적경제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EU 국가 전체의 평균 고용비중도 6.3%에 달합니다. 캐나다 퀘벡지역은 사회적경제 기업의 매출이 퀘벡주 전체 GDP의 약 8%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우리의 사회적경제 기업 고용비중이 아직도 1%를 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에게는 더욱 많은 발전가능성이 남겨져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 등 취약계층과 함께 일하고, 나눔의 가치를 우선하는 기업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성수동 지역을 중심으로 소셜벤처 기업들이 자생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사람중심 경제’와 ‘포용국가’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을 만든 호세마리아 신부는 “협동조합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람’이고 사람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경제도 사회적경제를 통해 ‘이윤’ 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출범 초부터 사회적경제의 가치에 주목했습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했고, 청와대에 ‘사회적경제비서관’을 신설했습니다. 일자리위원회에 ‘사회적경제 전문위원회’를 두었고, 그간 여러 부처가 각각 열었던 행사들을 합쳐 오늘 ‘사회적경제 박람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정부 출범 5개월이던 2017년 10월, 저는 한국의 소셜벤처 밸리라고 할 수 있는 성수동 헤이그라운드를 찾아 ‘사회적경제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중소기업기본법 등 7개 법령을 개정하여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비즈니스 환경도 크게 개선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지역기반’, ‘민간주도’, ‘정부 뒷받침’의 원칙 하에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우선, 사회적경제의 성장인프라를 더욱 확충할 것입니다.

올해 중 원주·광주·울산·서울 4개 지역에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를 추가 설치하고, 군산·창원에 ‘사회적경제 혁신타운’을 시범 조성하여 지역기반 사회적경제 인프라를 늘려 나가겠습니다.

금융지원도 확대할 것입니다. 지난해 사회적경제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이 1,937억 원으로 목표 1천억 원을 크게 초과했습니다. 올해 정책금융 지원 규모는 3,230억 원으로 작년보다 67%까지 대폭 늘리겠습니다.

올해 1월에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새롭게 출범하여 민간 중심 사회적 금융의 기반을 조성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파급효과(임팩트)를 보고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임팩트펀드를 2022년까지 5,000억 원 규모로 조성하겠습니다. 임팩트보증 제도도 2022년까지 1,500억 원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사회적경제 기업의 판로확대에도 노력할 것입니다. 입찰 가점·수의계약 대상 확대를 통해 정부조달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을 우대하고, 공공기관 평가항목에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 구매’를 반영하여 사회적경제 기업의 공공 판로확대를 지원하겠습니다. 성장성이 높은 소셜벤처 등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해 R&D, 컨설팅 지원도 확대하겠습니다.

둘째, 사회적경제를 통해 취약계층 일자리를 지원하고 다양한 사회적경제 모델을 발굴하겠습니다.

올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청년 창업 860팀’의 창업과, 5,840개의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를 지원할 것입니다. ‘사회적경제 인재양성 종합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여 사회적경제의 지속성장을 이끌 인적토대도 강화할 것입니다.

도시재생 사업과 연계하여, 지역 자원을 활용한 지역 일자리를 만들고 그 수익을 지역에 재투자하는 ‘지역 순환형 경제모델’을 도입하겠습니다. 연구자와 일반시민, 사회적경제조직들과 지역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사회문제 해결형 R&D’도 추진하겠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 모두 이룰 수 없습니다.

‘사회적경제 3법’이 오랫동안 국회에 계류되어 있습니다. 국회의 협조와 조속한 처리를 부탁드립니다. 정책은 결국 지역에서 실행되기 때문에 지자체와의 협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간의 자발적 참여입니다. 강한 의지와 열정을 가진 분들이 더 많이 동참하셔야만 사회적경제가 더 깊게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 정부가 함께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사회적 가치와 함께하는 경제인 여러분,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서 빵을 판다” 미국의 대표적 사회적기업, ‘루비콘 베이커리’ 슬로건입니다.

사회적경제에서의 ‘빵’은 먹거리이면서 동시에 모두의 꿈입니다. ‘이익’보다는 ‘꿈’에, ‘이윤’보다는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루비콘 베이커리’의 슬로건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희망으로부터 소외되어서는 안 됩니다. 희망이 큰 사회가 따뜻하고도 강한 사회입니다.

우리 사회를 좀 더 따뜻하게 만드는데 여러분께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여러분의 노력이 보람으로 이어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 ‘사람중심 경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가치 있는 삶, 꿈이 있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갑시다.

감사합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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