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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대안정치연대, '도로 국민의당' 되지 않으려면


입력 2019.08.13 04:00 수정 2019.08.13 07:22        이유림 기자

'지역정당·애매한 정치노선·국민의당 실패' 한계 극복해야

'지역정당·애매한 정치노선·국민의당 실패' 한계 극복해야

8일 오전 국회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실에서 유성엽 원내대표와 장병완 의원 등 대안정치연대 소속된 의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8일 오전 국회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실에서 유성엽 원내대표와 장병완 의원 등 대안정치연대 소속된 의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평화당 소속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가 12일 평화당을 탈당했다.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우선 기대는 제3지대 구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 따른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둘 다 지지하지 않는 소위 '무당층'은 15%가 넘는다. 이들은 집권여당인 민주당에 불만족스러워하면서도 한국당이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권자이지만, 내 표를 행사할 정당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안정치연대가 이들 유권자를 대변하겠다고 나선 것은 어쨌든 환영할 일이다.

우려되는 점도 있다. 과거 국민의당의 실패를 또 반복하는 게 아닐까라는 점이다. 대안정치연대의 면면을 살펴보면, 호남계 국민의당 출신이 대부분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대표에 반대하는 호남 세력이 탈당해 만든 정당이 평화당이고, 평화당에서 정동영 대표에 반대하는 세력이 또다시 탈당해 만든 모임이 대안정치연대이기 때문이다.

외부인사를 영입하겠다고 하지만, 거론되는 인사들도 바른미래당 호남계, 호남계 무소속 의원, 평화당 내 중재파 의원들 등 모두 국민의당에서 뿔뿔이 흩어졌던 사람들을 다시 모으는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안철수 대표를 뺀 국민의당을 만드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도로 국민의당, 도로 호남당'이 대안정치연대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이런 비판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전국정당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정당 이미지는 총선에서 제3지대 구축이라는 대의명분을 이루는 데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외부인사로 약속한 당대표의 영입부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당대표는 향후 정계개편을 이끌고 총선을 진두지휘할 사령탑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자리다. 당대표에 누구를 영입해 앉히느냐는 대안정치연대의 성공 여부를 가늠해볼 바로미터가 된다. 어렵지만, 젊고 신선하고 개혁적인 인사 영입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창당하기 전 당의 노선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은 애매한 노선이 매번 비판 대상이 됐고, 당의 발목을 끊임없이 잡아 왔다. 대안정치연대는 '민주당보다 오른쪽, 한국당보다 왼쪽' 노선을 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두루뭉술한 감이 있다. 차라리 진보노선을 천명하고 정의당보다 더 정의롭게를 외친 정동영 대표의 평화당이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과거 국민의당이 한 차례 실패했기 때문에, 대안정치연대가 국민의당과 차별화하고 면목일신 하는 것은 더 어려운 과정이다. 하지만 대안정치연대의 성공이 정당의 발전에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결국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고 살아남을지는 대안정치연대가 어떤 혁신과 변화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지에 달렸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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