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조진래·변창훈" 이름 외친 황교안, 文대통령에 분노

文대통령, 검찰 겨냥 메시지에 인권 거론하자

'적폐수사'로 유명 달리한 인사 거명해 반박

"그땐 왜 한마디 없었냐…이들은 인권 없냐"

文대통령, 검찰 겨냥 메시지에 인권 거론하자
'적폐수사'로 유명 달리한 인사 거명해 반박
"그땐 왜 한마디 없었냐…이들은 인권 없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관련 메시지에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대독(代讀) 발표시키며 강력 비판했다.

입장문에서 황 대표는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조진래 전 경남부지사, 변창훈 전 검사 등 이른바 적폐수사로 유명을 달리한 인사들을 실명 거론하며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황교안 대표는 27일 오후 김명연 수석대변인을 통해, 이날 발표된 문 대통령의 검찰 관련 메시지를 반박하는 입장문을 대독 발표했다.

황 대표는 이날 전쟁기념관에서 장진호 전투의 영웅 추도식에 참석한 뒤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으나,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보고받은 뒤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해 입장문을 작성하고 이례적으로 대독 발표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이 진정으로 검찰의 인권 침해를 걱정했다면, 고 이재수 기무사령관·조진래 의원·변창훈 검사 등의 안타까운 자살 사태가 발생했을 때 한마디라도 했어야 할 것"이라며 "조국의 가족에게만 인권이 있고, 고 이재수·조진래·변창훈에게는 인권이 없기라도 하다는 말이냐"라고 일갈했다.

이어 "압수수색 중인 검사에게 전화로 '배려하라'고 지시하는 법무장관, 대통령 방미를 명분으로 '조용히 수사하라'는 정무수석, 검찰을 고발하겠다는 집권여당, 그도 모자라 직접 검찰을 겁박하는 대통령"이라고 열거하더니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이는 집단이 바로 문 대통령과 친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처럼 문 대통령을 비판한 황 대표는 방향을 돌려 검찰을 향해선 권력의 외압에 위축되지 말고 '살아있는 권력'을 계속해서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독려했다.

황 대표는 "지금 검찰의 조국 수사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 오히려 문제가 있는 쪽은 정상적 수사를 하는 검찰을 겁박하는 문 대통령"이라며 "오늘 문 대통령의 발언은 진정한 검찰 개혁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줬을 뿐"이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검찰은 문 대통령과 이 정권의 겁박에 결코 굴해서는 안 된다"며 "검찰이 소신있게 공정한 수사를 한다면, 국민이 하나돼 정치권력으로부터 검찰을 지켜낼 것"이라고 격려했다.

입장문을 대독한 김명연 수석대변인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적폐수사로 숱한 인명이 희생될 때는 말 한 마디 없던 문 대통령이 측근인 조국 법무장관 일가 수사에만 따로 검찰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는 것에 의구심을 표했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외압성 메시지는) 사안이 워낙 중대하고 큰 사건"이라며 "그 중요성을 감안해서 대표가 (외부 일정 중이지만) 직접 입장문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갑을 채운 모습이 공개돼 명예를 생명으로 여기는 군 출신 인사가 얼마나 불명예스러웠으면 목숨까지 버린 과거가 있지 않았느냐"며 "그 때도 같은 기준으로 했어야 하지 않느냐. (문 대통령은) 그 때도 대통령, 지금도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