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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사, 마라톤 교섭에도 결론 없이 정회…10일 재개키로


입력 2019.10.09 00:57 수정 2019.10.09 03:52        박영국 기자

차수 변경 없이 10차 교섭 정회 후 이틀 뒤 재개

결렬시 파업 선언한 노조 집행부 부담 감안한 듯

차수 변경 없이 10차 교섭 정회 후 이틀 뒤 재개
결렬시 파업 선언한 노조 집행부 부담 감안한 듯


한국GM 부평공장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GM 부평공장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GM 노사가 8일 오전부터 자정까지 이어진 마라톤 교섭에도 불구,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헤어졌다. 노사는 한글날 휴일 이후인 10일 오전 교섭을 이어갈 예정이다.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0차 임금협상 교섭을 시작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12시께 정회했다. 이후 사측 제시안에 대한 노조 내부 협의 등을 진행하다 오후 8시30분께 교섭을 재개했다가 11시 30분께 다시 정회했다.

이날 사측은 임금 동결 및 성과급 지급 불가 등 임금성 부분에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대신 조합원 1인당 자사 차량 구매시 100만~30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하는 안을 노조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사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임금성 뿐 아니라 복지 부분에서도 제시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바우처 지급은 조합원들에게 복지 혜택을 제공하면서 자사 차량 판매 증대 효과도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명분이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조가 임금성 부분에서 전혀 변화가 없다는 점에 반발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차량 교체주기가 임박하지 않은 조합원에게는 바우처가 별 소용이 없다는 점에서 노조 집행부로서도 조합원들을 설득하기 힘든 조건이라는 게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번 교섭에서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더라도 향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현 집행부 체제에서 재교섭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11월 차기 지부장 선거를 통해 들어설 새 집행부와 교섭을 진행하다 보면 올해 임금협상이 해를 넘길 수도 있다.

노사는 한글날인 9일 이후 근무일인 10일 오전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10차 교섭이 마무리되지 않고 ‘정회’된 만큼 교섭 차수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10차 교섭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노조가 8일까지를 성실교섭촉구기간으로 설정하고 이 기간 사측의 진일보된 제시안이 없을 경우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파업에 재돌입하겠다고 선언해 놓은 터라 10차 교섭이 ‘결렬’되지 않고 이어지는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교섭을 차수 변경 없이 이어가기로 한 것은 노사 모두 이번 교섭에서 어떻게든 결론을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노사 갈등 장기화를 막으려면 현 집행부와 교섭을 마무리하는 게 최선이다. 노조 집행부 역시 파업에 따른 조합원들의 임금 손실을 보전해줄 방법이 없기 때문에 파업을 벌이는 게 부담이다. 과거에는 교섭을 통해 파업에 따른 임금 손실을 사측에서 받아내는 방식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사측이 성과급이나 격려금도 한 푼도 못 주겠다는 마당에 그런 부분을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회사로서는 제시할 수 있는 최대한을 제시했고, 이번 10차 교섭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라며 “10일 재개되는 교섭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올해 타결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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