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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전기요금 이슈 대두…탈원전 정책 또 ‘도마 위’


입력 2019.12.10 06:00 수정 2019.12.09 17:16        조재학 기자

유럽의회, ‘기후 및 환경 비상사태’ 선언…“원전 온실가스 감축에 역할”

“발전부문 온실가스 비중 40%…원전 제외한 기후변화 대응 어불성설”

유럽의회, ‘기후 및 환경 비상사태’ 선언…“원전 온실가스 감축에 역할”
“발전부문 온실가스 비중 40%…원전 제외한 기후변화 대응 어불성설”


탈원전반대 서명 50만 돌파 국민보고대회가 열린 지난 8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원전 찬성 단체 회원 등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기후변화 대응과 전기요금 인상 등이 이슈로 부각되면서 탈원전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 대응에 원전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채택함에 따라 ‘탈탄소화’가 에너지정책의 우선 목표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0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지난달 28일 ‘기후 및 환경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결의안을 채택, 회원국들에게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0’을 약속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원전의 역할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유럽의회는 59조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은 기후변화 목표 달성에 역할을 할 수 있고, 유럽 전력생산의 상당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원전비중을 축소하기로 한 EU가 기후변화 대응에 원전의 역할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에너지 전문가들은 에너지정책의 우선순위는 탈원전이 아닌 ‘탈탄소화’라고 지적해왔다. 폭염과 한파, 태풍과 홍수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발전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아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온실가스가 전년보다 2.1%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인 7억910만t을 기록했다.

특히 전체 배출량 중 86.8%를 차지하는 에너지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1580만t으로 전년 대비 1310만t(2.2%) 증가했다. 에너지 분야는 에너지산업(44.0%), 제조업‧건설업(30.3%), 수송(16.0%) 등이 포함된다.

발전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면 저탄소 전원인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1kWh(킬로와트시) 전력을 만들 때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원자력이 10으로 가장 낮고, 태양광 54, LNG(가스) 549, 석유 782, 석탄 991으로 집계됐다.

마리아 코르스닉 미국원자력협회(NEI) 회장은 지난 5월 ‘2019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에너지와 경제, 환경을 보호하는 데 원자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무탄소 에너지원이 기후변화를 막는다는 데 글로벌 기업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며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원전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국은 탈원전 정책과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동시에 추진함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고 감축표목 달성도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탈원전 정책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전기요금이 2017년 대비 25.8% 오르고, 2040년에는 33%까지 인상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한국의 탈원전 정책은 인류가 가장 경제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버리는 것으로, 원전을 제외한 기후변화 대응책은 어불성설”이라며 “전체 온실가스 배출비중의 약 40%를 차지하는 발전부문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을 줄이지 못하면 다른 부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값싼 원전과 석탄화력의 발전비중이 70%를 차지하는 한국이 비싼 재생에너지와 LNG(액화천연가스)발전비중을 늘리면 전기요금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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