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vs 레스터, 리버풀 독주 저지할 대항마는?
2위권 레스터와 맨시티, 리버풀과 10점 이상 차
맞대결서 승리하는 팀은 선두 리버풀 도전권
프리미어리그 역전 우승의 실낱 희망을 살리기 위한 단두대 매치다. 선두 리버풀의 마지막 대항마는 맨체스터 시티, 아니면 레스터 시티일까.
맨체스터 시티는 22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각)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9-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 시티와의 18라운드 홈경기를 갖는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우승 구도는 리버풀이 16승 1무(승점 49)로 굳건한 독주 체제를 구축함에 따라 2위권인 레스터(승점 39), 맨시티(승점 35)와의 격차를 크게 벌려놓은 상황이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맨시티는 리버풀, 맨유에 잇따라 패했고, 뉴캐슬과 비기는 등 동력을 잃은 채 3위로 주저앉았다.
2015-16시즌에 이어 4년 만에 동화 같은 스토리를 재현하려는 레스터 역시 지난 16라운드 노리치 시티전에서 1-1 무승부에 그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극강의 포스를 자랑하는 리버풀과의 격차를 좁히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후반기 빽빽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리버풀이다. 변수는 언제 어디서든 존재한다.
맨시티는 2017-18시즌 승점 100, 2018-19시즌 승점 98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 시즌 주춤하고 있다. 17경기 47득점(경기당 평균 2.76득점)의 공격력은 화려하지만 19실점(경기당 평균 1.12실점)의 수비가 무너진 것이 뼈아프다.
아이메릭 라포르트의 장기 부상이 가장 치명적이다. 센터백 자원 니콜라스 오타멘디, 존 스톤스는 전반기 내내 잔부상으로 이탈한 기간이 길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지뉴을 센터백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단단한 수비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항상 수비 라인을 높이면서 경기를 지배하고, 볼 점유율을 높이는 맨시티의 전술은 수비에 대한 불안감을 함께 내포한다. 수비 뒷 공간을 능수능란하게 커버하려면 공격에서 수비로의 빠른 전환이 필수인데, 맨시티 수비진의 주력은 그리 빠르지 않다. 스톤스, 오타멘디는 실수가 많고 언제나 불안감을 노출한다.
공격도 지난 2시즌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좌우 풀백의 부진으로 과르디올라가 원하는 축구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다. 30줄로 접어든 카일 워커가 역동성을 잃어버렸고, 벵자멩 멘디와 올렉산드르 진첸코는 잦은 부상으로 컨디션이 일정하지 않았다.
풀백의 공격 지원이 실종되자 맨시티의 전체적인 공격 전술은 위력이 반감됐고, 2선 미드필더와 좌우 윙어에게 많은 부담이 가중됐다.
직선적인 왼쪽 윙어 역할을 할 수 있는 르로이 사네가 시즌 초반 십자인대 부상으로 빠지면서 라힘 스털링이 왼쪽으로 고정되고, 베르나르두 실바가 오른쪽 측면에 배치되는 경우가 늘었다. 지난 시즌 2선 중앙 미드필더에서 맹활약한 베르나르두 실바는 측면에서의 위력이 반감된 모습이다. 그리고 스털링은 중요도가 높은 리버풀, 맨유전에서 침묵했다. 맨시티는 언제나 케빈 데 브라이너의 예리한 킥과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골 결정력으로 승리를 챙기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반면 레스터는 리그에서 단 2패만을 허용하며 올 시즌 돌풍이 우연이 아님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2015-16시즌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 시절의 레스터와는 정반대다. 당시 레스터는 상대에 점유율을 내주면서도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두 줄 수비, 카운터 어택. 세트피스의 강점을 십분 살려 깜짝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올 시즌 브랜던 로저스 감독의 레스터는 직접 경기를 주도하며 능동적인 스타일을 추구한다. 평균 볼 점유율이 무려 55.4%로 프리미어리그 20개 팀 가운데 네 번째로 높다.
레스터의 빌드업은 후방에서 시작한다. 중앙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 유리 틸레망스가 밑으로 깊숙하게 내려오며 빌드업을 돕는데 이때 좌우 풀백 벤 칠월, 히카르두 페레이라가 높은 지점으로 올라간다.
로저스 감독 역시 맨시티처럼 풀백에 대한 활용도가 매우 높다. 측면 윙어, 중앙 미드필더와 함께 3자 부분 전술로 상대 빈 공간을 좌우 풀백이 공략하는 형태다.
마지막 방점을 찍는 것은 폭발적인 스피드, 골 결정력을 두루 갖춘 제이미 바디다. 바디는 올 시즌 리그 17경기 16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레스터가 잘 나가는 원동력은 수비에 있다. 올 여름 해리 매과이어가 이탈한 공백은 찰라르 쇠윈쥐-조니 에반스 센터백 라인이 완벽하게 메웠다. 17경기에서 단 11실점(경기당 평균 0.65골)만 허용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레스터가 올 시즌 리그에서 2실점 이상을 기록한 것은 리버풀전(1-2패)이 유일하다.
리버풀은 FIFA 클럽 월드컵 일정으로 추후 순연된 18라운드 일정을 치른다. 맨시티와 레스터로선 리버풀과의 승점차를 줄이면서 압박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물론 이 경기에서 패하는 팀은 작게나마 남아있는 역전 우승 가능성을 놓치고 만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