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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의 염갈량, 더 어려워질 SK 시즌 2년차


입력 2020.01.12 08:49 수정 2020.01.12 08:50        김정보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다 잡은 2019시즌 우승 놓친 염경엽 감독, 2020년에는 다를까

2019년 최종 순위 3위가 된 SK의 염경엽 감독 ⓒ SK 와이번스 2019년 최종 순위 3위가 된 SK의 염경엽 감독 ⓒ SK 와이번스

프로 스포츠 감독은 누구나 우승을 꿈꾼다. 하지만 우승의 영광과 유독 연을 맺지 못하는 감독도 있다. 2020년 KBO리그 10개 구단 현역 사령탑 중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이는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이다.


염경엽 감독은 2013시즌을 앞두고 넥센 히어로즈의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감독 경력을 시작했다. 선수 시절 통산 896경기에서 타율 0.195에 그쳐 스타플레이어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의 감독 선임은 의외로 받아들여지며 화제가 됐다.


염경엽 감독은 임기 첫해인 2013년 정규 시즌 4위로 히어로즈의 창단 첫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2014년에는 정규 시즌 2위 및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임기 내내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견인했던 염경엽 감독은 2016년 준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에 1승 3패로 밀려 탈락하자 자진 사퇴했다.


2017년부터 SK 와이번스 단장직을 맡았던 염경엽 감독은 2019시즌을 앞두고 SK의 감독으로서 현장에 복귀했다.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지휘봉을 잡게 된 그의 목표는 자연스레 통합 우승, 즉 한국시리즈 2연패로 설정됐다. 염경엽 감독의 첫 우승 도전이기도 했다.


디펜딩 챔피언 SK는 시즌 내내 1위를 독주하며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8월 중순까지 9경기차로 앞서던 두산 베어스에 정규 시즌 최종일에 1위를 내줬다. 시즌 막판 타선 침묵에 시달리던 SK는 두산의 맹렬한 기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로 밀려난 SK는 키움 히어로즈에 3전 전패로 무기력하게 탈락해 2019년을 허망하게 마감했다. 염경엽 감독의 첫 우승 꿈은 물거품이 됐다.


‘삼국지연의’의 제갈량을 연상시킨다는 의미의 별명 ‘염갈량’이 말해주듯 염경엽 감독은 철두철미한 준비를 자랑하는 지도자다.


2019년을 앞두고 KBO리그 사상 첫 삼각 트레이드를 성사시켜 발 빠른 외야수 고종욱을 히어로즈로부터 영입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공인구 반발 계수 저하를 예고하자 ‘거포의 시대’의 쇠락을 예견하고 대비책을 세운 것이다. 고종욱은 타율 0.323 3홈런 56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68 31도루로 SK의 상위권 유지에 기여했다.


염경엽 감독은 '원투펀치' 김광현, 산체스를 잃은 채 시즌을 치러야 한다. ⓒ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은 '원투펀치' 김광현, 산체스를 잃은 채 시즌을 치러야 한다. ⓒ SK 와이번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임기응변’에는 취약한 지도자라는 시선도 있다. 한 번 팀이 어려움에 처하면 수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 2019년 정규 시즌 막판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진 SK의 끝없는 추락이 이를 대변한다.


일각에서는 염경엽 감독의 실착도 지적한다. 염경엽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SK 선수들과 무려 4시간 동안 미팅하며 분위기를 전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히려 선수들의 피로감과 부담감을 가중시켰다는 관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젊고 혈기왕성한 선수들의 사기를 진작하기는커녕 역효과만 났고, SK는 플레이오프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2020년 SK는 지난해까지의 원투펀치 김광현과 산체스가 없는 시즌을 치른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킹엄과 핀토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이 첫 우승의 꿈을 이룰지 주목된다.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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