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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옥중서신 "거대 야당으로 힘 합쳐라"…신당들 '당혹' 통합당 '반색'


입력 2020.03.04 19:50 수정 2020.03.04 21:19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유영하 변호사 통해서 친필서신 전격 공개

"분열 가져올 우려" 그간 침묵의 배경 설명

"이합집산은 외연확대 위해 불가피" 통합 긍정

"기존 거대 야당 중심으로 태극기 힘 합쳐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낭독한 뒤 들어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15 총선을 42일 남겨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친필서신이 전격 공개됐다. 범보수 정치권이 술렁이는 가운데, 친박(친박근혜) 성향을 자처했던 신당들은 당혹스런 반응인 반면 '단결의 주체'로 지목된 미래통합당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4일 오후 국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전격 공개했다. 복수의 친박계 의원들은 이 서신에 대해 "필체로 봐서 박 전 대통령의 친필이 틀림없다"고 확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신에서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세력으로 인해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며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한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것 아닌가 염려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탄핵과 구속으로 나의 정치 여정은 멈췄다"며 "나의 말 한 마디가 또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다"고, 그간의 침묵의 이유를 '보수분열에 대한 우려'로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신에서 "나라가 전례없는 위기에 빠져 있고 국민들의 삶이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이라며 "거대 야당의 이합집산은 보수의 외연 확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라고, '탄핵의 강'을 건너 중도보수대통합을 통해 출범한 미래통합당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나아가 "나라가 매우 어려우니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줄 것을 호소한다"며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박심(朴心)' 존립근거였던 신당, 당혹스런 상황
자유공화당·친박신당, 선거연대 미련 못 내려놔
자유공화 "통합당이 '힘 합칠 방안' 제시하라"
친박신당 "과반수 넘는 승리해야 朴목표 달성"


자유공화당 조원진, 김문수 공동대표와 서청원 상임고문이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존 거대 야당' 미래통합당 중심의 단결을 호소함으로써, '박근혜 마케팅'을 통해 일부 '태극기 부대'의 지지를 확보해 분립의 근거를 삼으려 하는 전략을 펼쳤던 신당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자유공화당 조원진·김문수 공동대표와 서청원 상임고문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 전격 공개된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래통합당을 향해 통합 또는 선거연대·후보단일화 등 방안 제시를 요구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태극기 우파 세력과 미래통합당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제 미래통합당은 '하나로 힘을 합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촉구했다.


친박신당 홍문종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에 대한 존중의 의사를 나타내면서도,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치라'는 지시에 대해서는 넓게 해석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 선거연대나 후보단일화를 단행해 범보수의 의석 최대화를 모색하는 것도 포함하는 개념으로 바라봤다.


홍문종 대표는 "보수 제정파에 대한 단합의 메시지에 친박신당은 이의없이 협력해 박근혜 대통령이 지시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방침"이라며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문재인정권에 대한 국민심판의 장인 4·15 총선에서 과반수가 넘는 승리를 함으로써 그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결의 구심점' 지목된 미래통합당은 '반색'
이미 힘 합쳐졌다는 점 강조…선거연대 선그어
황교안 "기존 야당 중심으로 해야한다는 말씀"
중도보수대통합 '과거형' 표현…통합완성 부각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해 '힘을 합쳐야 할' 구심점으로 지목된 미래통합당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통합당 주요 인사는 일제히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통합당 주요 인사들은 '힘을 합친다'는 것은 중도보수대통합을 통해 이미 완성됐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빌미로 자유공화당·친박신당 등이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에는 미리 선을 그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신은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문재인정권을 심판하고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서 폭정을 멈추게 해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기존 거대 야당'이라는 대목에 다시 한 번 방점을 찍었다.


아울러 "미래통합당은 어렵고 힘든 과정을 헤쳐 명실상부한 정통 자유민주세력 정당으로 우뚝 섰다"며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모인 '큰 정당'으로 재탄생했다"고 표현했다. '과거형'으로 중도보수대통합을 서술함으로써 '반문(반문재인) 세력의 통합은 이미 완성됐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미래통합당이 출범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야당이 힘을 합치고 뭉쳐야만 한다는 거국적인 말씀을 해준 것에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이 바래지 않도록 공관위원들도 공천 마지막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공정한 공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달라고 호소한 것에 크게 환영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을 받아 우리 모두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4·15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정병국 전 대표도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달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씀은 정치적 이해가 아닌 애국적 진심"이라며 "미래통합당은 그 진심을 총선 승리를 통해 실현해내야 한다"고 단언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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