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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세계 셧다운 쇼크…현대·기아차 올 상반기 '악화일로'


입력 2020.03.22 06:00 수정 2020.03.22 06:29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글로벌 판매 계획 수정 '불가피'…1분기 이어 2분기도 실적 타격 전망

현대·기아차 해외 수출 차량들이 경기도 평택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현대·기아자동차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과 유럽 공장 가동을 잇달아 중단하면서 올해 상반기 해외 판매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부진했던 중국 시장 대신 판매가 양호한 미국과 유럽 시장에 공을 들여왔던 양사는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올해 글로벌 판매 계획 수정은 물론, 실적 악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23일부터 내달 3일까지 2주간 현대차 체코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유럽 지역 자동차업체들이 줄줄이 가동 중단에 들어가면서 현대·기아차도 유럽 공장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이들 공장에는 확진자 발생 등 문제가 불거지진 않았으나 체코와 슬로바키아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정책 동참과 직원들의 안전, 국경 폐쇄로 인한 물류 영향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앞서 현대차 앨라바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을 주말인 22일까지 닫기로 했으며 재개 시점은 미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앨라배마 공장은 직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여 18일(현지시간) 가동을 중단했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엔진을 공급받는 조지아 공장도 19일부터 가동을 멈췄다.


이처럼 주요 시장인 미국·유럽 지역 판매에 모두 제동이 걸리면서 양사의 사업계획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전체 판매량 중 미국과 유럽 판매 비중이 33.0%였고, 기아차도 두 지역 비중이 40.9%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두 지역에 대한 양사의 매출 의존도가 상당한 만큼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 동안 악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유럽은 다른 완성차들이 잇달아 무기한 중단을 발표하면서 생산재개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기아차는 아반떼, 쏘렌토 등 올해 주력 모델들이 풀체인지(완전변경)되는 신차 사이클에 힘입어 글로벌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 자체를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이었던 중국 시장 역시 올해에도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 힘들고, 그 외 신흥국도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악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양사의 1분기 실적도 하향 조정됐다. 현대차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평균 컨센서스(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9264억원이나 이 보다 낮은 7000억~8000억원대를 전망하는 곳도 있다.


기아차의 1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44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5.3%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만큼 2분기에도 추가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우선적으로 밀린 물량을 소화하는 등 내수 시장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아반떼, 쏘렌토 등 신차 출시 행사는 온라인 생중계로 전환하는 등 비대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 코로나19 사태로 줄어든 생산량을 만회하기 위해 노조에 최대 주 60시간 근무에 대한 실무협의를 제안했다. 기존 주 48시간에서 특근으로 최대 12시간을 더 늘리자는 내용이다. 노조가 동의하고 고용부가 인가하면 현대차는 1~3개월간 한시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유럽 생산 제동으로 현대·기아차 뿐 아니라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등의 도미노 타격이 우려된다"면서 "코로나19를 예측할 수 없는 만큼 각사들은 한동안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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