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서 3선 고지 노리는 통합당 장제원
"김해신공항 확장·가덕도신공항 건설해야"
경부선 철로 지하화 마중물 예산 확보 일등공신
원내대표·부산시장·대권 도전 의사도 밝혀
"문재인 대통령의 우왕좌왕(右往左往) 때문에 '가덕도신공항'은 이미 물 건너갔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신공항으로 더 이상 부산 시민들을 기만하지 말라."
부산 사상구에서 3선 고지를 노리는 장제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이 전 총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는다. 지난 20대 총선에 이은 두 번째 대결이다. 장 후보는 18대 총선 때 통합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으로 사상에서 당선됐고, 20대 때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지난 9일 부산 사상구 엄궁동에서 장 후보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리 유세가 끝난 직후였다.
장 후보는 문 대통령이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부산 시민들이 민주당 국회의원을 5명만 뽑아주신다면 이번 정부 내 신공항 착공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공언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지금 민주당 부산 국회의원은 6명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좌고우면(左顧右眄)만 하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 않나"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5석(김영춘·김해영·박재호·전재수·최인호)을 얻고 2018년 재보궐 선거에서 1석(윤준호)을 더 얻어 부산에서 총 6석을 확보했다.
장 후보는 이 전 총리가 지난 8일 부산을 방문해 "신공항 문제를 포함해 부산이 안고 있는 여러 현안과 시민들의 숙원을 정부와 함께 민주당이 풀어가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신공항으로 부산 시민들을 더 이상 기만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지금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에서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김해신공항을 먼저 확장하고, 차분히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후보는 '경부선 철로 지하화' 사업을 거론하며 정부·여당의 무능력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장 후보는 "'경부선 철로 지하화'는 오거돈 부산시장의 1호 공약이었는데, 그 예산을 이 장제원이가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오 후보와 같은 당 구청장 후보들이 공동으로 내건 1호 공약이었는데, 정부 예산안에 반영이 안 되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마저 못해준다고 했다"며 "예결특위 소위에서도 결론이 안 났다. 당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에게 '예결위 간사로서 이렇게 고생하는데 마지막 선물을 달라'고 해서 결국 예결특위 소소위 막판에 반영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부산 국회의원 6명 중 예결특위 소위에 들어간 의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예결특위 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었던 장 후보는 예결특위 소위와 소소위에 참여했다.
'경부선 철로 지하화' 타당성 용역 예산 확보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장 후보는 작년 부산을 찾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감사의 인사를 받기도 했다. 장 후보는 "경부선 철로 지하화 사업처럼 자신들의 공약도 관철시키지 못하고 야당 예결위 간사한테 치대는 사람들이 신공항 문제를 또 다시 선거에 끌어들여 부산 시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장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예결특위 간사로서 맹활약을 펼친 것뿐만 아니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위 간사,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하며 대한민국 정치 이슈의 중심에 항상 서 있었다. 17번의 청문회 경험을 쌓으며 '청문회 전문 국회의원'이라는 별명까지 붙기도 했다.
"소처럼 일하면서 협상력·전투력·전국구 인지도 장착
메인 공약, 리버프런트시티 조성·육아체험교육관 건립
아들, 법 잘 지키는 시민으로 살 수 있도록 보살필 것
자식 잘못 키운 것은 '아비의 죄'…국민들께 죄송하다"
장 후보는 "4년 동안 소처럼 일하면서 '협상력·전투력·전국구 인지도'를 장착했다"며 "이를 발판으로 3선에 성공해 사상구 발전을 위해 궤도에 올려놓은 많은 일들을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21대 국회에선 원내대표에 도전하고 싶다고도 했다. 또, 이날 엄궁동 유세에선 "부산시장 한번 하고, 대통령 한번 하고 싶다"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3번째 총선을 치르는 그는 자신을 향한 바닥 민심이 이처럼 뜨거웠던 적은 없었다고 했다. 장 후보는 "이렇게 반응이 뜨거웠던 적은 처음이다. 코로나 사태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 묻힐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이 정도로 경기가 나빴던 적은 없었다. 민생 경제가 도탄에 빠졌다. 정권 교체에 대한 목소리가 매우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사상구 최대 쟁점이었던 부산구치소 이전(주례동에서 강서구 대저동으로 이전) 문제와 위생사업소(분뇨처리장) 지하화 등을 치적으로 꼽으며 이번 총선 메인 공약으로 ▲리버프런트시티 조성 ▲육아체험교육관 건립 ▲실내 복합문화체육센터 건립 ▲서부산청사 조기 완공 및 사상스마트시티 완성 ▲사상역 원스톱 복합환승센터 조기 완공 등을 내세웠다.
장 후보는 인터뷰 막바지에 아들을 향한 솔직한 심경을 털어 놓기도 했다. 이날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뒤 운전자를 바꿔치기 하려다 기소된 자신의 아들이 첫 재판을 받은 날이었다.
그는 "38살 때 MB(이명박 전 대통령)를 따라다녔고, 40살 때 국회의원이 됐다. 그때 우리 아들이 유치원생이었다"며 "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아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아픔이 있고, 왜 방황을 하는지 모르는 아비였다"고 아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식 잘못 키운 것은 '아비의 죄'다. 염려끼쳐 드려 국민들께 죄송하다. 재판 받고 나라가 주는 벌 받고 나면, 이제는 법 잘 지키는 평범한 시민으로 살 수 있도록 보살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