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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그 맞나" 방화 없는 롯데 불펜은 실화다


입력 2020.05.27 08:24 수정 2020.05.27 09:4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지난해 불펜 ERA-홀드 9위와 사뭇 다른 전력

3경기 연속 1~2점차 승리 지켜..불쇼 사라져

마무리 김원중.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해 꼴찌로 추락한 치명적 원인 중 하나는 불펜 불쇼였다.


최소 득점과 최다 실점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으니 불펜의 책임만으로 돌릴 수 없지만, 불안한 불펜이 경기 전체를 지배한 것은 사실이다. 선발투수들과 타자들 모두 쫓겼다. 한마디로 불펜이 신뢰를 받지 못했다.


일부 선발투수들이 힘겹게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해도 불펜의 불쇼가 기다려 믿음이 가지 않았다. 힘겹게 따라붙어도 불펜 불쇼에 무너지는 경우가 잦다보니 뒷심을 상실했다.


‘구도’ 부산의 야구팬들도 롯데 경기를 보는 재미가 떨어졌다.


지난 시즌 브룩스 레일리가 퀄리티스타트 달성과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관전하던 한 롯데 팬은 짐을 챙겨 일어나면서 “이길 때 집에 가는 게 낫다. 불펜 나오면 가슴에 불난다”며 집으로 향했다. 결국, 해당 경기에서 불펜의 불쇼로 레일리 승리는 날아갔고 팀도 졌다.


그렇게 불펜 불쇼에 가슴을 쳤던 롯데가 올 시즌 달라지고 있다. 시즌 초반이라 평가 자체가 섣부를 수 있지만, 한 야구 해설위원은 “봄이 왔다고 단언할 수 없어도 최소한 겨울을 지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롯데 불펜을 놓고 희망과 발전을 얘기한다.


박진형 ⓒ 롯데 자이언츠

26일 부산 사직구장서 펼쳐진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도 달라진 불펜의 힘이 느껴졌다.


선발 스트레일리가 0-0 맞선 7회초 1사 1,2루 내려간 뒤 박진형이 마운드에 올라 최영진-박찬도를 거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8회초 구승민이 삼성 타선을 묶자 롯데 타선은 8회말 이대호 적시타로 1점을 달아났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은 1-0 승리를 지켜냈다.


지난주 4연패에 빠지며 ‘봄데’로 추락하는 듯했던 롯데는 최근 4경기서 3승(1패)을 챙기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방망이의 힘은 아니다. 개막 2주차까지 경기당 평균 7.4점 이상을 뽑았던 롯데 방망이는 최근 7경기 중 5경기에서 3점도 뽑지 못했다. 지난 주 경기부터는 홈런도 자취를 감췄다. 분명 방망이가 식었다.


서준원-스트레일리가 호투했지만 선발투수들이 7이닝까지 채운 것도 아니다. 모두 주자를 남겨둔 상황에서 6회에 내려왔다. 종반 이닝 도중 마운드에 올라 위기를 지우고, 1~2점차 리드를 지켜낸 불펜의 힘이 절대적이다.


‘불펜 데이’로 치르는 경기서 망가져 불펜 평균자책점은 리그 중위권이지만, ‘오현택-박진형-구승민-김원중’으로 이어지는 불펜 필승조는 롯데 전력의 핵이 됐다.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 9위(4.67)-홀드 9위(47개)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롯데 불펜과는 사뭇 다르다.


믿기지 않지만 방화가 사라져 가고 있는 롯데 불펜은 실화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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