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與원내선임부대표·부산시당위원장
"김경수, 영남 출신에 젊어…재판 잘 마무리 될 것"
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련 "정치는 현실…차기 지도부가 판단"
당대표 선거 관련 "누구 지지할 지 아직 결정 안해"
"김경수 경남지사도 사법적 굴레를 벗으면 이재명 경기지사처럼 바로 단기간에 유력 대선 후보로 뜰 가능성이 많다."
2022년 차기 대선 정국을 바라보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부산 북강서갑)의 마음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 복심'으로 통하는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가 있었다. 전 의원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과 제2부속실장 등을 거친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인사다.
전 의원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아 법적 족쇄를 벗어던지니 이낙연 의원과 함께 '대선 후보 2강 체제'를 바로 구축하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전 의원은 김 지사의 재판과 관련해 "상식적인 선에서 잘 마무리 될 거라고 자신과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현재 김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2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 의원은 현재 여야 통틀어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의원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전 의원은 "'이 의원이 꼭 대선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지만, (지역주의 해체 완성이라는) 측면에서 호남 출신 대선 후보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내선임부대표이자 부산시당위원장인 전 의원은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선 "그 생각(무공천 주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서도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차기 지도부가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해서 최종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당이 부산시장 후보를 내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천에 대해선 견해를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차기 지도부를 뽑는 8·29 전당대회와 관련해선 "3명의 당 대표 후보(이낙연·김부겸·박주민) 중에서 누구를 지지할 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부산 현역 국회의원 3인방(박재호·전재수·최인호) 중에서 박 의원은 김부겸 후보를, 최 의원은 이낙연 후보를 돕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27일 전 의원이 주재한 '부산 만찬'에 이낙연 당 대표 후보가 참석했다. 일각에선 "전 의원이 물밑에서 이 의원을 돕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던데.
"전혀 아니다. 3명의 당 대표 후보(이낙연·김부겸·박주민) 중에서 누구를 지지할 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8·29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당 대표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보나.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리더십,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는 리더십, 176석이라는 거대 여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
-방금 언급한 세 가지 리더십을 갖췄거나 가장 근접한 당 대표 후보는 누구인가.
"하하하.(큰 웃음)"
-마음속에는 '찜'한 후보가 있을 것 같은데, 진짜 아직 없나.
"진짜 아직 없다. 이낙연 후보가 총리 시절과 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을 맡았을 때 보여줬던 위기 대처 능력, 김부겸 후보가 가지고 있는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함, 박주민 후보의 젊음과 대중과의 소통 능력이 한 사람에게 모을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부산의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호남 필패론'(호남 대선 후보는 필패한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민주당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해왔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정당이다. 지역주의를 해체하는 것이야 말로 민주당의 전통과 가치에 부합하는 것이다. 만약, 이낙연 의원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다고 가정을 하면, 지역주의 극복이 완성되는 것이다. 즉, 영남이 호남 출신 후보를 껴안고 받아들이는 순간, 지역주의 해체가 완성되는 것이다. 민주당에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호남 출신 대선 후보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 의원이 꼭 대선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호남 출신 대선 후보는 민주당의 전통적 대선 전략(영남 후보를 공천해 호남 몰표를 받고, 영남 일부 표를 가져오는 것)과 상반되지 않나.
"영남 출신 후보를 내세우는 게 전통적인 득표 방정식이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호남 출신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될 수도 있으니까.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을 하려면 영남, 특히 부산에서 최소 40% 이상 득표를 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아직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도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특정 후보 캠프에 들어가게 되면,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야하기 때문에 대선까지 멀리보고 부산에서 어떻게 40% 이상 득표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수가 없다."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아직 재판 중이긴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김경수 경남지사도 여권 잠룡으로 꼽힌다. 김 지사가 법적 굴레를 벗으면 친문(친문재인) 세력은 김 지사를 중심으로 결집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아 법적 족쇄를 벗어던지니 이낙연 의원과 함께 '대선 후보 2강 체제'를 바로 구축하지 않았나. 김경수 지사도 사법적인 굴레를 벗으면 이재명 지사처럼 바로 단기간에 유력 대선 후보로 뜰 가능성이 많다. 영남 출신이고 젊잖아. 김 지사의 재판 결과도 상식적인 선에서 잘 마무리 될 거라고 자신과 희망을 가지고 있다."
-9년 만에 정계에 돌아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 이광재 의원의 최근 행보도 매우 활발하다.
"이 의원이 각종 주요 현안을 주제로 삼아 세미나를 잇따라 열며 다양한 이슈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데, 이런 걸 주도적으로 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자칫 잘못하면 당이 정치적인 논쟁에만 매몰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의원이 이런 걸 방지해주는 역할을 스스로 하고 있는 거라고 본다.
근 10년 동안 얼마나 일을 하고 싶었겠나. 또, 개인적인 역량도 충분하고.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 원장 경험도 있고,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도 가지고 있고, 개인적인 역량이 충분하다고 본다. 역량이 없으면 이런 역할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
-잠룡으로 꼽히기도 하는데, 나중에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를 수도 있다고 보나.
"충분히 그렇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에 대한 입장은. '무공천'을 주장해오다가 최근에는 "새 지도부가 당원과 국민에게 의견을 물어야 한다"며 입장을 선회했는데.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천에 대해선 견해를 밝히지 않겠다. 그동안 정치권은 자신들에게 귀책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책임하게 후보를 냈다. 이제는 민주당이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한번쯤은 끊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무공천을 주장해왔던 것이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다만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차기 지도부가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해서 최종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부산시장 후보를 낸다면, 당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다."
-요즘 민주당을 향한 부산 민심이 심상치 않다.
"지금 부산 민심을 본다면, 민주당이 부산시장 후보를 내도 승리하기 어렵다. 그러나 내년에 또 어떤 변수들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그때 가봐야 안다."
-'개헌', '국민투표', '특별법 제·개정' 등 3가지 방안 중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가장 적합한 방식은.
"여야 합의만 되면 '원포인트 개헌'이 가장 깔끔하다."
-민주당은 행정수도 세종·경제수도 서울을 미국의 워싱턴DC·뉴욕처럼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부산의 포지션은.
"해양물류 허브도시."
-다음 달 1일이면 부산시당위원장 임기가 끝난다. 그동안의 성과와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지난 2년 동안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민주당이 어떻게 부산에 뿌리를 내리게 할 것인가'였다. 내가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기 전에는 민주당의 부산 지역 권리당원이 1만 8천명 정도였는데, '권리당원 배가 운동'을 열심히 한 결과 지금은 3만 명까지 늘었다. 또, 각 구군의 기초의회 활동도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렸다.
아쉬운 점은 4·15 총선 성적표다. 부산의 민주당 의석이 6석에서 3석으로 줄어든 게 가장 가슴이 아프다. 다만 20대 총선(2016년) 당시 부산 지역 민주당 후보들의 평균 득표율은 39%정도였는데, 이번 21대 총선에선 43%까지 올라갔다. 이 부분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박재호 의원(재선·부산 남을)이 차기 부산시당위원장에 사실상 내정됐다. 박 의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 의원의 가장 큰 장점은 '큰 형님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큰 형님 리더십'은 지금처럼 부산이 힘들고 어려울 때 필요하다. 내가 민주당이 부산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게 시동을 걸었다면, 형님은 그 뿌리가 더 깊고 넓게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에 집중해 주실 거라고 본다. 특히 박 의원의 임기 동안에 대선(2022년 3월)과 지방선거(2022년 6월)가 있는 만큼, 어깨가 무거우시겠지만 좋은 성과를 내실 거라고 생각한다."